정부가 세종시를 경유하는 새로운 KTX 노선 신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북에 비상이 걸렸다. 이 노선이 신설되면 기존 청원군 소재 KTX 오송역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11년 고시한 '제2차 국가 철도망 계획'을 수정해 세종시에 KTX 역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달 한국교통연구원에 수정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천안아산역에서 세종역을 거쳐 대전에서 경부고속철도와 연결하고, 2015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와 세종역을 연결하는 노선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면서 충북도에는 비상이 걸렸다. 세종역 신설 등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 등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갑자기 세종역 신설이 불거져 나오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토부의 구상대로 이 노선이 신설되면 세종시의 관문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오송역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송역을 경유하는 경부고속철도 노선의 기능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역이 신설되면 이를 경유하는 노선이 오송역을 거치는 노선보다 직선이어서 경부고속철도 주(主)노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고속철도의 기점 역으로 삼으려던 오송역의 위상마저 흔들리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의 타격은 물론 개발계획 자체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렵게 지정받은 경제자유구역(오송 바이오밸리)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토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충북 청원이 지역구인 변재일(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국토해양부가 기술상의 문제로 백지화했다. 호남고속철도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노선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