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흥배 청주상의 회장이 21일 오전 라마다플라자 청주 호텔에서 열린 상의 의원총회에서 사퇴서를 발표하고 있다.

내홍을 겪어온 청주상공회의소의 오흥배 회장이 임기 2년을 남기고 회장직에서 중도 하차했다.

청주상의는 21일 오전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총 60명의 의원 중 2/3인 40명(서면결의서 12명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 의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 회장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진 조직적인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다"며 "그러나 개혁 노력이 벽에 부딪혀 사퇴한다"고 밝혔다. 

상임의원단이 동반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의원총회에서 표결로 가더라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임의원 17명과 감사 2명도 동반사퇴했다.

청주상의는 오 회장 사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가동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만장일치로 최연장자인 양근성(68) ㈜남청주가스 대표가 맡았다. 양 위원장은 내부 의원들로 비대위원을 구성, 후임 회장 선출 등 청주상의 정상화 업무를 이끌게 됐다.

양 위원장은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여러분의 조언을 얻어 (청주상의 정상화를 위해)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수락 의사를 밝혔다.

오 회장은 앞서 변화와 개혁을 위해 변호사, 대학교수 등 외부 인사를 비대위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반면 상임의원들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내부인사로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거수로 표결한 결과 24대 2로 '내부 비대위'로 결정됐다.

이로써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수익금 통장 문제 등 이달 초 내부 자료 유출로 촉발된 청주상의 내분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신정기화물자동차㈜ 대표 오 회장은 지난해 3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21대 회장에 선출됐으나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첫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해 6월 갈등 관계였던 한명수 사무처장을 직제에 없던 연구위원으로 발령낸 것이 이번 사태의 출발로 보고 있다. 지난달 원직에 복직한 한 처장도 다음 달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