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농협마저…" 생산·소비자 망연자실
청남농협, 한우 2→1등급 둔갑 판매
부당이득금 4천500만원 버젓이 회계처리
이력추적제 조작 등 조합장 개입 의혹 증폭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아동성범죄와 함께 국민의 먹을거리를 갖고 장난을 치는 행위를 4대 사회악으로 규정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수사에서 확인된 청원군 남일면 청남농협(조합장 유승진)의 쇠고기이력제 조작의혹은 향후 지역 사회 곳곳에서 적지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충북일보 안순자기자가 보도했다.

◇"농협이 이럴수가…"

농협의 경제사업은 기존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수입개방 파고에 맞서 우리 농민들이 대외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은 전국 곳곳에서 지역별 특화된 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농협이 운영하는 판매장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갖고 자주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마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속여 가면서 부당이득을 편취한 사건은 지역 사회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청남농협에 대한 경찰 수사가 끝났지만 검찰 보강수사와 농협 충북지역본부의 집중감사, 그리고 지역사회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게 예측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합장 정말 몰랐나?

경찰 조사를 받은 유승진 청남농협 조합장은 '청남대 한우' 판매장에서 2등급 한우를 1등급으로 속여 팔아 온 정황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김모 문의지점장이 '모든 것을 지점장선에서 결정했다'고 진술하고, 판매 직원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의문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청남농협은 지난해 10월 한우 판매장 개점 후 2등급 한우를 1등급으로 속여 팔면서 편취한 부당이득금 4천500만원을 지난해 12월 초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럴 경우 조합장 자격으로 정상 회계처리가 이뤄진 4천500만원 부분에 대해 '몰랐다'는 진술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한 청남농협 감사 등 이사진들이 이사회와 각종 회의를 진행하면서 '청남대 한우' 판매장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음에도 조합장이 판매장 개점을 강행한 상태에서 이력제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도 선뜻 이해되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기발령 해제 추진

청남농협은 지난해 12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김모 문의지점장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 문의지점 안팎에서는 "왜 모든 것을 문의지점장이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강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경찰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청남농협은 김모 지점장에 대한 대기발령 해제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의지점장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 쓰고, 조합장이 사건 종결 후 명예회복을 시켜주는 것으로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남농협은 또 농협 충북지역본부와 협의해 '한우 판매장'을 폐쇄하고 판매장 운영권을 문의면 한우거리추진위원회측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열린 이사회 등에서 판매장 폐쇄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의면 청남대 한우거리추진위원회 배동석 대표는 "오는 4월이면 청남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한우판매점을 찾는 손님도 늘어나게 된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마무리돼야 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청남농협과의 계약을 파기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비 껑충… 시민·기사 모두 울상
요금 부담 버스로 발길… 승객 줄어 사납금 걱정

“요금은 올랐지만 승객이 줄어 큰 차이가 없어요. 당장 3월에 사납금이 오른다는 소문은 있는데 걱정입니다.”

“택시비가 오른건 알았지만 막상 타보니 너무 올랐네요.”

지난 15일 오전 12시를 기해 충북도내 택시요금이 2천200원에서 2천800원으로 크게 인상되면서 택시기사들은 줄어든 손님에 울상을 지었고, 시민들은 택시이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충청매일 남궁형진기자가 보도했다.

17일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시외버스터미널 남부정류장 앞 택시승강장.

20여대의 택시가 길게 늘어섰지만 시외버스에서 내린 승객 대부분은 이들 택시를 지나치고 근처 시내버스 정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택시기사들은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승객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6일 택시업계종사자들과 만난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충북 청주 상당)은 “직접 택시운전을 한 경험이 있어 기사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잘 안다”며 “기본요금 인상을 두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최현태 충북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요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승객 감소가 가장 큰 부작용”이라며 “경험상 택시요금이 오르게 되면 6개월 정도 수익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박노일 전 모범운전자연합회장은 “택시법이 통과되더라도 법인택시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택시기사 박모씨(65)는 “요금이 올라 손님이 줄어 매출은 평소와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승객은 회복 되겠지만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인택시기사들의 경우 줄어든 손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인택시기사 최모씨(61)는 “오전 7시에 나와 11시30분까지 4시간 반 동안 올린 매출이 고작 3만5천200원”이라며 “오전 내내 일한 돈이 하루 사납금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택시비가 인상되기 전 평소 택시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많이 태웠지만 인상 당일에는 학생 승객이 전혀 없었다”며 “당분간은 손님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인택시기사 우모씨(54)는 “택시요금이 동결됐던 지난 4년 동안에도 매년 사납금은 올랐는데 이번에는 요금까지 올라 사납금이 더욱 큰 폭으로 인상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납금 인상은 당연시되고 있지만 월급 인상은 얘기가 없는 걸 보니 택시운전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택시업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택시요금 인상에 시민들도 불만을 표시했다.

시민 김모씨(30·청주시 흥덕구 개신동)는 “술을 마시면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게 더 이익이었는데 요금 인상이 된 뒤 택시를 타보니 오히려 대리운전이 더 저렴했다”며 “앞으로는 택시대신 대리기사를 부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모씨(53·여·청주시 흥덕구 모충동)도 “택시비를 한번에 600원이나 올린 것은 너무한 것 같다”며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웬만하면 버스를 타거나 걸어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상의 이태호의 그림자
지난해 퇴임직전 상임위 조직개편틀 짜 줬다 ‘오회장 흔들기’ 김인제부회장 자격시비 닮아
파행 상임의원회 총회전 19일 오후 재개예정

지난 14일 파행으로 끝난 청주상공회의소 제3차 상임의원회가 오는 19일 오후 다시 열린다고 충청투데이 경철수기자가 보도했다.

청주상의 노조는 상임의원회가 파행으로 끝난 다음날인 지난 15일 '청주상공회의소 노동조합에서 드리는 글'을 통해 김인제(79) 부회장을 비롯한 상임의원 7명이 서면으로 요청한 상임의원회 조기 개최안에 대해 오흥배(66) 회장이 이 날로 잡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파행으로 치달아 논의되지 못했던 △2012년도 회계결산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수익금 처리 문제 △정관개정안 등이 오는 21일 의원총회 전에 논의되게 됐다.

17일 상공인들에 따르면 오흥배 회장이 혁신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상임의원회가 파행으로 치달은 데는 이태호(66) 전 회장의 그림자가 청주상의 내에서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오 회장이 취임하기 전 이 전 회장은 청주상의 부회장단을 비롯한 상임의원회 조직개편안을 새롭게 짜 준 것으로 전해졌다. 오 회장은 단 2명만을 추천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의 사람이라 불리는 김인제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상임의원들의 오 회장 흔들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파행으로 끝난 상임의원회도 당초 오 회장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입장표명만 하고 내부 치부와 관련한 혁신안은 비공개로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부회장 등이 내부문서 유출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내부 혁신안은 논의도 못한 채 정회가 됐다.

이날 오 회장 흔들기의 선봉 역할을 한 김 부회장은 지난해 7월9일자로 (합)신승교통 대표사원에서 물러 나면서 자격시비가 일었던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신승교통 주주총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당초 있지도 않았던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받는 임원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1999년 제16대부터 2012년 20대까지 5대에 걸쳐 무려 14년 8개월 동안 청주상의 회장을 맡아 온 이 전 회장의 자격시비와 ‘닮은 꼴’이다. 이 전 회장의 자격시비는 2003년 17대와 20대 회장 선거때 불거졌었다.

이 전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물려 받은 청주양조를 법인화해 합자회사로 만들면서 대표사원에서 물러 났고, 실질적인 소유주가 아니었다는 점이 김 부회장과 닮은 꼴이다. 상공인들은 “당시 이 전 회장이 서류상으로만 이사로 등재해 놓고 일정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청주상의 회장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회장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청주상의 상임의원회가 파행으로 끝난 다음날인 지난 15일 오후 이메일을 통해 최근 청주상의 사태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자단 이메일 주소를 확보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일단 청주상의 홍보 담당자를 통해 기자단 이메일이 이 전 회장측에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내부혁신이란 본질에서 벗어나 내부문서 유출을 문제 삼던 청주상의 직원들이 사전 동의없이 개인 이메일 주소를 외부에 알려 준 것을 두고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청주상의 쪽으론 바라 보지도 않는다던 이 전 회장이 홍보실 직원을 통해 기자단 이메일 주소를 확보해 보도자료를 보낸 것은 아직도 청주상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전 회장은 기자단 이메일 입수 경위를 묻는 기자에게 “팩스로 보내라고 했는데 이메일로 보냈나”라고 얼버무렸다.

청주의 한 상공인은 “내부 혁신을 하자는데 각종 치부를 덮고 어떻게 봉합이 될 수 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부 혁신만이 청주상의가 살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