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팔다 한해 가겠네"…청주시 공무원들 고충
충주조정선수권 등 올해 4개 국제행사 표 팔아야
충북도, 청주시에 뷰티박람회 표 18만장 할당
"보상 없는데 남의 집 행사에 궂은 일만" 토
"돈 대주고, 부역(賦役)나가 고생하는데 '표'까지 팔아야 하는 신세라니…."

올 한 해 청주시 공무원들, 이른바 '표' 만 팔다 볼 장 다 보게 생겼다. 그렇다고 고생한 청주시 공무원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다. 그저 자부심만으로 만족해야할 처지다.

청주시 공무원들이 '표'를 팔아주고, 파견까지 나가 업무를 지원해야 할 행사가 모두 충북도 주관이기 때문이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재주는 청주시가 부리고 혜택은 충북도가 누린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충북일보 김수미기자가 보도했다.

새해 벽두, 청주시가 가장 먼저 팔아야 할 '표'는 오는 5월 열리는 '2013 오송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 입장권.

뷰티박람회는 충북도 주관 행사다. 충북도는 뷰티박람회 입장권 판매 목표를 70만장으로 세웠다. 이 중 18만장을 최근 청주시에 할당했다. 현재 청주시 공무원은 1천700여명. 1인당 최소 100장씩은 팔아야 하는 셈이다.

청주시는 최근 각 부서별 할당과 함께 일선 동사무소 직능단체들에 판매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에 청주시는 뷰티박람회에 '돈(10억원)'까지 보탰다. 여기에 뷰티박람회 조직위원회에 직원 7명을 파견 해 행사 준비를 돕고 있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급인력 7명이 파견돼 '남의 집 행사에 궂은일'을 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충북도는 뷰티박람회가 내년부터 청주시에 통합이 되는 청원 오송에서 열리기 때문에 청주시와 청원군의 협조는 당연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충북도는 지난 2001년께 청주시 주중동에서 개최한 '청주국제바이오엑스포'를 청주시 도움 없이 치렀다.

다음으로 청주시 공무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표'는 오는 8월께 열리는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청주시는 최근 충북도가 요구한 바이오엑스포 소요예산 일부(27억원) 부담을 정중히 거절했다.

표면적으로는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내심 도 주최 행사에 청주시가 거액을 부담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편한 심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입장권을 팔아 달라"는 충북도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청주·청원 통합 성사에 충북도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

청주시의 입장에서 그 빚(?)을 갚는다는 도의적 측면에서 "표를 팔아 달라"는 충북도의 협조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오는 9월 열리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다. 비엔날레는 청주시 자체 행사다.

여기에 '문화'를 중요시(?)하는 한범덕 시장 때문에 청주시 공무원들, 입장권 판매에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밖에 청주시는 오는 8월 열리는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역시 모른척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결국 올 한 해 청주시 공무원들, 충북도내에서 열리는 굵직한 4개 국제행사 입장권 판매에 대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솔직히 청주시 입장에서 비엔날레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의 행사다. 하지만 충북도의 협조를 단칼에 거절할 수도 없는 입장" 이라며 "다만 아쉬운 것은 충북도 공무원들이야 각종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별도정원의 승진요인이 발생, 인사 숨통이 트이는 등 고생한 보람과 보상 등이 따르지만 청주시는 표를 팔아주고, 파견 나가 행사를 치르느라 고생하면서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중부내륙 옛 산성군 '전시행정'
유네스코 등재 목적
충북도, 5년간 추진
예산 편성않고 유보
"정책 오류" 맹비난

충북도가 5년간 추진한 ‘중부내륙 옛 산성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사업이 무위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고 충청타임즈 연지민기자가 보도했다. 이 때문에 도가 사업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없이 치적 위주의 전시성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06년 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라 그동안 ‘한반도 중부내륙권 옛산성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사업’이 시행됐으나, 올해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유보시킴에 따라 예산낭비란 지적과 함께 충북도 문화정책의 부실함을 노출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도는 ‘중부내륙 옛 산성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상당산성과 삼년산성, 충주산성, 덕주산성에 대한 학술조사를 벌였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되면서 2011년 장미산성, 온달산성, 미륵산성 등에 대해서도 학술조사를 실시했다.

도는 이러한 학술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신청서를 낼 계획이었지만 5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더구나 비슷한 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이 내년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특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충북의 산성군 유네스코 등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는 2013년 예산편성에서 ‘중부내륙 옛 산성군’사업비를 제외시켰다. 도가 추진한 중점 문화사업이 정책의 오류 속에 사실상 종결된 것이다. 　

지역의 역사학자 김모씨는 “중부내륙 옛 산성군 유네스코 등재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도 없이 추진하는 등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면서“유네스코에 등재하겠다는 목표만 있었지 등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한 조사가 없었다”고 정책의 오류를 꼬집었다.

또 “남한산성의 경우 철저한 기초조사를 통해 관광자원으로의 인프라를 구축한 것과는 달리, 충북은 학술조사 후 산성군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나 활용안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7개의 산성을 산성군으로 묶으면서 충북 산성의 특징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예산낭비만 초래한 것이다.　

역사학자 이모씨는 “남한산성이나 서울의 성곽 복원사업은 하나로 집중된 문화재가 있어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기가 유리했다”면서 “반면 충북은 분산된 문화재에 집중도가 떨어졌고 산성의 가치를 알리는데 있어서도 시민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추진으로 생긴 예산 낭비도 문제지만 정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책과정과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점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기초조사와 지속적으로 지역문화토대를 연구하는 상설조직이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2008년부터 총 6억8000만원의 예산이 지원돼 7개 산성에 대한 보고서가 출간됐다”면서 “남한산성의 경우 연 60억원이 투입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충북은 재정상의 문제로 올해 예산이 수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업 종결과 관련해선 “사업 추진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자문위원회에서 연속유산으로 접근해 장기적으로 추이를 보자고 결정, 현재는 유보된 상태다”고 답했다.

청원 모 금융사 또 고객 돈 주물럭?
수십억 불법 인출 전력… 이번엔 명의 도용 대출 의혹
A씨 “나도 모르게 7번 빌렸다 갚았다”
B금융기관 “기록은 없지만 정상 거래”

충북 청원군의 한 금융기관이 고객이 모르는 대출을 임의로 받아 사용한 뒤 이를 갚는 수법으로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충청매일 고영진기자가 보도했다.

특히 해당 금융기관이 몇년전 고객 돈 수십억원을 불법으로 인출했던 전력이 있어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역금융시장에 또한번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도내 모 건설사 대표 A씨는 지난 10여년 간 거래해오던 B금융기관에 자신도 모르는 대출이 7건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얼마전 알았다.

A씨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9월까지 총 7건의 대출로 총 1억8천500만원이 대출된 뒤 상환됐다.

대출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간 사용한 뒤 상환하는 조건으로 연 18% 이율이 적용돼 있었다.

A씨는 전혀 알지 못하는 대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금융기관과 문제가 있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보니 내가 모르는 대출과 거래내역이 상당히 많았다”면서 “2003년도에 일어난 7건의 대출 모두가 내가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 번에 수천만원씩 무려 일곱 차례나 대출을 받았는데 은행 측에서는 대출신청서나 차용증 등 아무런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내가 간 적도 없었고 대출을 받은 적도 없다. 뭔가 문제가 있어 몰래 대출을 받아 다른 곳에 사용하고 갚기를 반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A씨는 이중 3천만원을 자신이 B금융기관에서 받았던 정상적인 대출과 함께 이자 및 원금까지 갚았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해당 금융기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박하고 있다.

B금융기관 관계자는 “무려 10년전 대출들이어서 전산이나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대출이 나올 수는 없다”며 “오랜 기간 거래를 하다가 연체로 인해 담보물을 경매 처리한다는 얘기가 오간 뒤 악감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씨와 관련된 대출은 모두 본인이 서명날인 해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B금융기관의 해명이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A씨는 “너무 오래돼 전산에나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는 대출들 보다 앞서 받았던 대출에 대한 자료들도 남아있다”며 “부당한 대출이기 때문에 자료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만간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