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관행 깨려면 공론화 필요·외부인사와 협의"

노조 "상임위·의총서 해결책 제시해야" 성명

지난해 회장 교체 이후 인사 파동을 겪은 청주상공회의소가 또 홍역을 앓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전임 이태호 회장 비자금’과 ‘한명수 사무처장의 허위학력 위조’ 등의 문건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는 가운데 오흥배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외부로 유출했다고 실토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오 회장은 12일 출입기자 간담회서 "일부 회계자료와 한명수 처장 이력서 등은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 심판 청구를 앞두고 박영기 사무처장으로부터 보고 받은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오 회장은 "이태호 회장과 한명수 사무처장 시절 회계자료가 엉터리로 작성되고, 공금이 유용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어 "외부 공론화와 관련해 외부 인사들과 수 차례에 걸쳐 협의했다"며 "이런 방법이 아니면 도저히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고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느꼈다"고도 했다.

오 회장은 그러면서 "외부 인사는 한때 상의 자문위원 등으로 거론됐던 사람은 아니다"면서도 "수시로 만나서 밥도 먹고, 함께 어울리고 있는 측근들과 상의했고, 회계사·노무사 등 전문가들과도 협의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이 이처럼 내부자료 및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자료를 측근 인사들과 협의한 뒤 외부로 유출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청주상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회장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자료 유출에 앞장서고, 사진과 개인 프로필 등이 기재된 이력서까지 공개한 것을 두고 상의 안팎에서 자료 유출자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주상의노조(위원장 김인석·부위원장 오철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내부에서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지켜보았으나, 작금의 상황은 청주상의의 존립 문제까지 제기되는 총체적 난국 이라 판단돼 이러한 사태를 일으킨 모든 사람들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청주상의노조는 "청주상의는 지역 상공업의 개선 발전과 지역사회 개발을 위해 지역내 상공인들이 자율적으로 설립한 종합경제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지방 일간지에서 보도한 청주상의 'ECRC사업'은 정부 평가에서도 우수한 평가와 함께 소관 부처의 회계감사를 받은 사업으로 사업 종료에 따른 수익금을 마치 비자금인양 보도해 상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고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특히 내부 임직원의 출장여비 지출결의서와 직원 인사기록카드 등이 외부에 유출되는 등 조직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책임자(청주상의 회장)의 어떠한 수습책도 나오지는 않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 조직의 위상만 떨어지는 결과만 초래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청주상의노조는 "더 이상 청주상의에 해를 끼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회장과 사무처장 등 분란 당사자들이 사태수습과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또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점에 대해 청주상의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 조속히 문제 해결이 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하며, 최고의 의결기구인 상임의원회(14일)와 의원총회(21일)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의 노조가 이번 사태와 관련, 현 오 회장과 내부 문건 등의 외부유출에 대한 책임을 공식 제기함에 따라 구성원간의 공방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