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상 운전기사 위로금 지급 당연…선거와 무관 주장

4·11 총선 당시 선거운동의 대가로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돈을 건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의원이 또 다른 기사에게도 거액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지법 제12형사부는 6일 오후 19대 총선 때 선거운동의 대가로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과 돈을 받은 운전기사 박모(56)씨에 대한 여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이 요청한 증인들의 신문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검찰과 박 의원 변호인측은 박 의원이 운전기사 박씨에게 건넨 돈의 성격을 놓고 또다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증인 심문에 나선 검찰은 박 의원의 또 다른 운전기사였던 이모(49)씨를 상대로 운전기사로 있을 당시 박 의원에게 퇴직금 2400만원 이외 퇴직위로금 1억3600만원을 받은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에 증인 이씨는 "당시 아내가 하던 사업 때문에 돈이 급해 박 의원에게 1억원을 빌렸고 차용증도 작성했다"며 "하지만 퇴직을 하면서 돈을 갚으려 했지만 17년간 고생한 퇴직 위로금이니 돈을 갚지 말라며 차용증을 돌려줘 찢어 버렸다"고 답했다.

이어 이씨는 퇴직위로금 성격에 대해 "휴일과 명절에 쉬지도 못하고 일한 것의 보상으로 알았고 조금 적다는 생각도 했다"며 "퇴직 위로금을 받았다고 다른 기사들에게 자랑까지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 변호인측은 박 의원이 다른 운전기사였던 이씨에게도 퇴직 위로금을 줬다며 운전기사 박씨에게 건넨 돈도 선거 대가가 아닌 순수한 퇴직 위로금임을 강조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박 의원과 운전기사 박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후 4시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심리를 맡았던 박성규 부장판사의 외국연수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의원은 19대 총선 직후인 지난해 6월18일과 7월3일 계좌를 통해 자신의 운전기사 박씨에게 50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박 의원측은 검찰의 기소 요지와 달리 운전기사 박씨에게 건넨 1억원은 선거와 전혀 상관없는 순수한 퇴직 위로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