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365일 기후변화를 자연현상에 비유하여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명칭이 24절기(節氣)이다. 24절기 중 하지(夏至)와 동지(冬至) 그리고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 등을 이지사립(二至四立)이라 하여 사계절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우리 선조(先祖)들은 특히 한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입춘절(立春節)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다. 우선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 즉 한해의 마지막이라 하여 이날 밤을 ‘해넘이’라 부르고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서 귀신을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전해진다.

제주도에서는 입춘 날 한해의 액운(厄運)을 물리치고 재수(財數)를 기원하는 ‘입춘 굿’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새해의 시작을 상징하고 한해의 농사를 기원하는 신년 풍농제(豊農祭)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입춘을 연초(年初)의 시작이자 농사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음력 정월초하루가 되면 신하들이 임금에게 연상시(延祥詩)를 지어 올렸는데 이때 잘 지어진 글을 대궐 기둥이나 난간에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춘첩자(春帖子)라 불렀으며, 이것이 전래되어 양반집과 민가(民家)의 대문에 글귀를 붙이는 풍습이 된 것이다.

이러한 풍습은 오늘날까지도 전해지고 있는데, 보통 일반 가정에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등 입춘을 송축하는 글씨를 써서 대문에 붙였다. 이를 입춘첩(立春帖) 또는 입춘축(立春祝)이라고 부른다.

▶ 子는 하늘의 문, 丑은 땅의 문, 寅은 생명의 문을 각각 의미

입춘을 자연기운의 관점에서 분석하면, 일 년 중 삼양삼음(三陽三陰)의 기운으로 양기(陽氣)와 음기(陰氣)가 서로 교전하는 시기에 속하지만 결국 양의 기운이 음의 기운을 물리치고 뒤바뀌는 계절에 해당한다. 즉 인월(寅月) 입춘(立春)부터 본격적으로 양의 기운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본래 하늘에서 처음 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것은 자월(子月) 동지(冬至)이다. 이때부터 일양(一陽)이 시작되지만 지상에서 본격적으로 양의 기운이 나타나는 시기는 인월(寅月) 입춘(立春)이다. 子는 하늘의 기운이 시작됨을 의미하고, 丑은 지구의 형상이 시작됨을 의미하며, 寅은 만물의 생명이 시작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子는 하늘의 문(天開於子), 丑은 땅의 문(地闢於丑), 寅은 생명의 문(人生於寅)에 해당한다. 먼저 하늘이 열리고, 다음에 땅이 열리며, 마지막으로 사람이 나오는 법이다. 이는 천체운행에 근거한 천지인(天地人) 삼원(三元)의 운화적(運化的) 출발을 상징하는 개념이자 천지인 삼원의 발생순서이기도 하다.

자월(子月) 동지부터 인월(寅月) 입춘까지는 약 45일 정도의 시간차가 있다. 하늘에서 처음 기운이 시작된 후 약 45일이 지나야만 그 기운이 지상의 인간에게도 미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시간차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소위 ‘하늘의 뜻’인 천시(天時)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올해 돼지, 토끼, 양띠는 주변상황의 변동으로 자신들의 현재 상태를 지키기 어려워

2013년 계사(癸巳)년에 전개되는 자연기운의 흐름에 따르면, 올해 돼지(亥)띠와 토끼(卯)띠 및 양(未)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주변상황의 변동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현재 상태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뱀(巳)띠와 닭(酉)띠 및 소(丑)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환경으로의 이동이나 변동 또는 인생의 궤도수정 등을 가져오게 될 것이며, 원숭이(申)띠와 쥐(子)띠 및 용(辰)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횡액(橫厄)이나 관재(官災) 시비, 타의에 의한 재산손실 등의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호랑이(寅)띠와 말(午)띠 및 개(戌)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감추고 싶었던 사실이나 비밀 등이 드러남으로써 구설(口舌)에 오르거나 또는 질병발생, 작품발표, 결혼(연애)이나 출산 등의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소득이나 실속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사람들이 태어난 ‘띠’만 가지고 분석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같은 돼지띠, 토끼띠, 양띠라도 12년을 주기로 하여 반복되는 우주기운의 흐름 즉 간지(干支)의 특성에 따라 각 개인에게 나타나는 운명적 변화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올해는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집 대문에 붙어있는 입춘축(立春祝)처럼, 새봄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우며 또한 산처럼 오래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가득함은 물론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다원미래예측연구소장, 전청주대교수
(법학박사/명리학박사수료)
010-4533-0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