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은 2012년 히트한 영화다. 2007년 석궁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형사사건 1심 재판을 주로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346만명의 관람객과 25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5억원의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 영화는 국가의 사법권의 권한을 판사가 제왕적 개인 권한으로 판단하고 저지른 대표적 사례이다. 대중의 큰 호응을 받은 것은 사실관계를 떠나 사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표출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즘 몽골남매가 부른 자작곡 악동뮤지션 ‘다리꼬지마’가 검색 100만조회를 돌파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곡은 2개월 전 첫 오디션에서 감미로운 멜로디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남매는 기타 하나로 다리를 꼰 채 “아니 꼬았지, 배배 꼬았지, 다리 꼬지마, 다다리 꼬지마” 등 톡득한 가사와 음색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리꼬지마’가 지난 21일 오전 청주지방법원 법정에서도 등장 했다. 노래가 아닌 훈계이다. 이날 재판장은 누군가가 다리 꼬면서 앉아 있는 모습에 심기가 불편했던지, 느닷없이 “법정에서 다리 꼬면 안됩니다”고 톤을 높였다. 일면 법정에서 권위를 지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다리꼬기는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연예인들이 TV 등에 출연하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왜 법정에서 ‘다리꼬기 하면 안 될까. 판사의 권위주의에서 나온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법정 개정은 오전 10시로 예정되었지만 6분 늦게 열렸다. 소송 진행인이 지각을 한 것이다. 지각한 당사자는 늦은 이유에 대해 한 마디 없이 재판을 진행 했다. 이날 '증인에게 "컴퓨터 다룰 줄 아느냐"고 추궁해 당사자로부터 인격무시 발언'이라는 항의를 받았다. 

충북변호사회는 최근 우수 평가 법관 7명, 하위 평가 법관 3명을 선정, ‘2012 법관평가 결과’를 재판 향상을 위한 자료로 활용해 달라며 대법원과 청주지법에 전달했다.

하위평가법관 사례를 들면 ‘당사자들에게 고압적, 권위적 태도로 말하고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심대한 불이익을 줄 듯 한 태도를 보이는 등으로 조정을 강요한다’ ‘법정에서 변호사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며, 그러고도 돈 받아 먹냐?고 발언하는 등 변호사를 범죄인 취급하거나 변호사로 하여금 난처한 입장에 처하도록 한다’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사건의 심증을 과도하게 표출하면서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하게 소송을 진행한다’ ‘늘 화가 나 있는 듯한 상태에 있거나 자신의 상태나 기분에 따라 감정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소송관계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노골적으로 화를 내거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속사포식으로 재판을 진행하며, 당사자와 언쟁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등이다.

최근 대법 법관징계위가 법정에 출석한 증인에게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막말을 한 판사에게 견책 처분을 내리자,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부 불량 판사들이 여전히 막말이나 협박을 일삼고 있어 사법부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누구라도 한 번 법정에서 판사에게 막말을 들으면 그 때의 치욕은 평생 잊지 못한다. 판사에게 인격을 무시당한 국민이 판결에 쉽게 승복할 리 없다. 이는 사법불신을 낳는 원인이다.

판사막말은 사법불신 원인

판사는 국회의 탄핵 발의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지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대법원의 징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처분도 받지 않는다.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는 것은 외부 압력에 굴하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라서만 재판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문이 보장됐으니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 세상이 변한 만큼 판사도 변해야 한다. 법관들이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한다면 국민들 분노와 불신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재판권은 국민이 사법부에 위임한 권력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의 인격을 무시하는 권위적인 재판은 국민이 주권자임을 망각한 권한남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