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시·군 부단체장 인사제도 개선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군 부단체장을 사실상 도가 '낙점'하는 것에 대해 전국 공무원노조 충북본부가 '낙하산 인사'라며 이달 말까지 대안을 내놓으라고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해묵은 과제지만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노조가 가세하면 '폭발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부단체장 임기 1년 6개월 이상 보장과 도·기초자치단의 1대 1 인사교류나 시·군의 자체 승진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일단 부단체장의 장기 근무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다.시·군이 부단체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면 도정 협력이 어렵고, 도의 인사 적체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 협력을 위해 행정부지사를 행정안전부가 임명한다는 것이 도의 논리다.

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군 부단체장을 2명으로 늘리 것을 대안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도는 이런 내용의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 인사 제도 개선안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했다.

이 개선안은 도정협력업무를 담당하는 부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 고유업무나 정무업무를 맡을 부단체장을 두자는 것이다. 부단체장은 도와 시·군이 각각 1명씩 임명하는 형식이다.

또 시·군의 재정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 몫의 부단체장 인건비는 도에서 부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도의 이런 정도의 부단체장 인사제도 개선안을 공무원 노조가 수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공무원노조가 부단체장 인원 확대 건의에 대해 시·군의 요구를 회피하려는 '생색내기'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공노의 한 관계자는 24일 "일단 도의 입장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도가 성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법의 테두리에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