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치권력 교체기와 때를 같이하여 충북에서는 일부 예술문화권력의 교체가 이루어진다. 충북민예총과 함께 충북 예술문화계를 양분하고 있는 충북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충청북도연합회) 수뇌부 교체가 바로 그것이다. 충북예총은 이달 31일 제52차(2013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제22대 회장 1인. 부회장 4인. 감사2인 등을 선출한다.

이번 충북예총 임원개선의 초점은 역시 회장선거인데 조철호(68), 김동연(65) 두 후보가 등록해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들에 대한 선택은 국악, 문학, 연극 등 충북예총산하 10회원단체, 11개 시군예총 소속단체 대의원과 회장단으로 구성되는 대의원 112명이 하게 된다. 따라서 양 후보 측의 득표전이 수면 상하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느낌이다.

두 후보는 지역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구면이다. 언론계 출신으로 제15대(1988.3~1991.1) 충북예총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동양일보 회장 조철호 후보는 회장 재도전 공약으로 ‘충북예술인 위상제고’를 기치로 내걸고 △소통을 위한 충북예술인의 집 공간 마련 △충북예술원 회원제도 제정 △도민이 참여하는 열린 예술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청주예총회장을 역임한 해동연서회장 김동연 후보는 출마공약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충북예총’이란 슬로건 아래 △충북예술원 창립 △회원화합과 권익보호 △국제교류확대와 기업 메사나 운동 등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같은 두 후보에 대한 평가는 회장 선출권을 갖고 있는 대의원들의 시각과 소속단체, 이해관계, 인간관계, 예술문화 차원의 역량 평점 등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두 인물에 대한 지역사회의 일반적 평판도 그간 당사자들이 살아온 인생행적에 따라 이미 값이 매겨진 상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예술문화계 인사가 아니더라도 이곳 지역사회는 양인을 숙지하고 있다 하겠다.

후보 적격성 따져 존경 받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평생 충북지역 언론계에 몸 담아오면서 역대 각종 직능단체 임원 선거 양상을 지켜본 필자는 금번 충북예총회장 선거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주시하고 있다. 언론계도 예술문화 분야의 한 영역이 분명하다고 한다면 제대로 된 회장이 뽑혀 충북 예술문화계의 일대 혁신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좀 더 참신한 뉴페이스를 볼 수 없음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차기 충북예총회장 선출과 관련, 유의할 몇 가지 고려사항을 거론하고자 한다.

첫째는, 후보 적격성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두 후보는 각각 충북예총 회원단체 협회장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일부 협회 회원들은 한 후보의 적격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충북예총 회장 입후보 자격은 “충북예총 회원단체의 정회원으로서 소속 협회장의 추천을 받은 자”인데 한 후보는 지난날 모 협회를 탈퇴했으나 재가입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모 협회장의 추천을 받고 출마함으로써 충북예총의 정회원성이 불명확 하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에 대해 충북예총 임원선거관리위원회는 후유증 없는 명쾌한 일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도덕성 면에서 가능한 한 흠결이 적은 인사를 선출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예술문화 분야의 전문성이야 이미 검증된 후보들이라 더 말할 것 없다. 그러나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예술문화 전문성을 갖추었다 해도 우리 지역사회로부터 도덕적인 면에서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런 인사는 충북예총 회장으로서 존경을 받을 수 없다 하겠다.

셋째는, 충북예총의 위상을 제고 시키면서 구성원들의 총화를 이루는데 전력투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충북도는 물론 여러 공공기관과 다른 예술문화단체에 충북예총의 존재의의를 부각시키면서도 유연한 자세로 예술문화계의 총화를 이루고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을 골라야 한다. 특히 명심할 것은 회장 소속 단체에 치우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인사는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특정 정파에 치우치는 인물이 아니어야 한다. 특정 정파에 초연해야할 충북예총회장이 지방자치선거, 총선, 대선 등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선거전에 끼어들었다가 반대 측에 패하면 예술문화계를 정치적으로 오염시키고 충북예총의 운영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자초하게 된다. 임기를 마치는 현 문상욱 회장이 과거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 위원으로 활동했다가 민선5기 충북도정과 껄끄러운 관계를 빚어 어려움에 봉착했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