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는 도덕적 해이를 말한다. 이해당사자들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형태다. 그 발생 원인은 일반적으로 정보의 불균형과 법과 제도의 허점, 보상체계의 미흡과 책임의식의 결여로 보고 있다. 모럴해저도가 더 나쁜 것은 피해 상대방이 피해를 입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데 있다. 고급 정보나 허술한 제도, 법의 내용을 파악해 악용하기 때문이다.

요즘 서청주새마을금고가 수십억원을 투자해 골프장 사업에 진출, ‘모럴해저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골프사업 진출은 설립취지는 물론 서민금고 정서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측에서는 회원 '문화복지후생사업'이란 명분을 내세우지만 설득력이 없다.

새마을금고는 한국 고유의 상부상조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서민금고다. 자금의 조성 및 이용과 회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 및 지역사회개발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과연 서민금고의 역활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새마을금고의 금융위반 사고가 서민들을 상대로 끝임 없이 터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번 부산저축은행의 금융사고 처럼 위험한 대형 금융사고가 새마을금고에서 터지지 말라고 하는 법은 없다. 만약에 부실한 새마을금고들이 있어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이는 지역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서청주새마을금고는 회원 복지를 위해 지난해 11월28일 60억1천만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 123-5번지 CGA골프연습장 (대지 2980평 건물 4000평 지상 5층)의 건물을 청주지방법원 3차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 이달부터 리모델링을 거쳐 3월초에 다시 오픈할 예정이다.

서청주새마을금고는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금고로 선정됐다.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골프장 사업에 뛰어 든 것이다. 서청주새마을금고는 실외 골프연습장 인수에 앞서 청주시 가경동에서 실내골프장도 운영하고 있다. 사실 회원복지라면 실내골프장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법적으론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하지만 서민금고를 자처하는 새마을금고가 골프장 사업 진출의 당위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한 사업 확장과 영리추구란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골프장 사업은 사양사업인데다 비수익 자산이기 때문에 회원 불이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새마을금고 측에서는 골프장을 운영하게 되면 투자대비 5%정도 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은 성공할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골프사업에 뛰어드는 건 모험이다.

사업실패 피해는 회원들의 몫

물론 골프장 사업이 실패할 경우 손실은 회원들의 몫이다. 서청주새마을금고의 골프사업 진출은 서민들이 하루하루 성실하게 번 수입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을 저버린 채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취급하는 도덕적 해이가 심각함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와 비슷한 신협은 골프장 사업이 정관 목적 이외의 사항이기 때문에 골프장 사업을 할 경우 해당 신협은 징계 사유에 해당된다. 이같은 무리한 사업확장에는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과 새마을금고연합회의 묵인내지 방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비영리법인이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새마을금고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인 회원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재벌의 빵집 진출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무엇이 다른가.

새마을금고 재정 건실화를 도모하고 운영상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이를 엄격하게 감독·관리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대해서도 행안부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