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의 한 신용협동조합 이사장 이모(57)씨가 사기도박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병원 화장실에서 청원 미호신협 이사장 이모(57)씨가 농약을 마시고 의식을 잃고 신음 중인 것을 병원 직원이 발견했다.

이씨는 곧바로 응급치료를 받고 천안시의 대학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인 11일 오후 4시께 숨졌다.

이씨는 지난해 8월 교통사고를 당해 4개월정도 병원에서 입원 후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1월 퇴원해 재활치료와 함께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음독해 숨졌다.

이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기 도박으로 수십억 원을 날려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함께 도박했던 지인들의 이름과 도박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경위, 도박 방법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당부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호신협의 한 관계자는 숨진 이사장은 "개인 재산을 담보로 1인당 한도액인 3억8000만원을 대출한 것 이외는 신협에서 대출 받은 게 없다"며 "사기도박에 걸려 숨져다는 사실은 말만 무성할 뿐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숨진 이씨는 2006년 미호신협이사장에 선출된데 이어 2010년 2월 재선출 된 후 7년째 이사장을 맡아오면서 강내장학회 회장으로 해마다 학생 30여명에게 1천5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사회에 적극 동참해 왔다. 

유족은 "이씨가 도박 빚으로 힘들어했고 교통사고가 나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 씨가 자신의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