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25일 공식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권인수 업무와 청와대. 행정부 등의 중요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목 빠지는 해바라기들’이 도처에서 숨죽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박근혜 당선인의 전화’를 기다리느라고 목이 늘어나고 있단다.

이제까지 선정된 당선인 비서실장. 대변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위원회(이하 인수위) 구성 멤버 등에 들지 못한 대선 유공자들과 ‘친박들’은 청와대와 행정부로 가는 열차를 놓칠까봐 좌불안석이라는 전언이다. 이들은 속이타고 있는데도 박 당선인의 철통보안 통보인사 스타일 때문에 찍소리도 못한 채 끙끙 앓고 있는 형국이다.

차기 정부의 부름을 학수고대 하고 있는 군상 중 충청권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당선인을 탄생시킨 이번 대선에서 대전(50%)과 세종시(51.9%)에서는 신승했지만 충남(56.7%)·충북(56.2%)은 압도적 표차로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충청권 출신 인사들의 중용을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단행된 박 당선인 대변인 및 비서실, 인수위와 특별 분과를 포함한 총 34명의 인사에서 박 당선인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충청권 인사는 충북2명·대전1명·충남1명 등 4명이고, 충청 연고 인물 2명을 더하면 총 6명이다.

충북 출신 인수위 인사는 경제2분과위 간사 이현재 의원(새누리당 경기 하남·보은), 여성문화위 위원 김현숙 의원(새누리당 비례·청주)이다. 그리고 대전 출신은 인수위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위 간사(대전), 충남 출신은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논산)이고, 충북연고 인사는 교육과학위 간사 곽병선 전 경인여대 총장, 대전 연고 인사는 교육과학분과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이다. 그리고 지난 8일 발표된 인수위 (파견 공무원인) 전문위원·실무위원 53명 중 충청권 출신은 6명이다.

이같은 충청권 인사에 대해 충청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충청권 인사가 약진하고 있다는 견해와 무늬만 충청권 배려 인사라는 견해가 대립한다. 각기 보는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충청을 우대한 지역안배 인사라기보다는 지역을 일부분 고려한 듯한 전문가 중점 발탁인사라고 여겨진다. 지역 고려보다 전문성이 더 인선의 기준이 됐다는 얘기다.

다만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발탁은 그가 과거 언론사에 몸 담았을 시 세종시 원안 관철을 바라던 충청권 민심에 반해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논설로 충청주민의 가슴에 상처를 입힌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충청권 배려 인사로는 납득할 수 없다 하겠다. 더욱이 요즘 야당-언론등과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노정하고 있는 윤 대변인에 대해 많은 충청인의 정서는 “글쎄올시다”다.

충북, 최선 다해 동량지재(棟梁之材) 양성해야

어떻든 충청권이 바라는 바는, 짧은 한시적 인수위 참여를 넘어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충청권 출신의 유능한 인물이 진출, 국가와 충청권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때 묻고 말썽 많은 정치꾼들은 이제 철저히 배제하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충청의 아들딸들이 새 정부에 발탁되어 큰 일꾼이 되기를 희구하고 있다 하겠다.

충청 고향 출신 인사가 한 명이라도 더 정부 요직에 기용되기를 바라는 것은 개인의 영달 수준을 넘어 나라와 지역발전 등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역 출신 인사가 다음 정부의 고위 요직에 기용된다 해도 그가 고향 발전과 인재 육성 등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고향 인물’이라고 애착과 지지를 보낼 수 없다할 것이다.

한편, 정부 개각 때나 정권교체 시마다 충북은 ‘푸대접-무대접론’을 펼치며 지역 중요 현안 해결에 정부차원의 지원과 장관 한 사람이라도 기용해 달라며 통치권자에게 애절(?)하게 호소해온 게 상례였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충북도는 인수위에 박 당선자의 대선 충북 공약인 청주청원 통합시 적극지원 등 17개 지역 현안을 공식 건의키로 했다. 이처럼 표 찍어주고 목을 빼어 박 당선인의 ‘은총’을 고대하고 있는 처지가 됐으니, 어찌 처량한 생각을 지울 수 있겠는가.

이로 인해 충청인의 자존심이 상하고, 또 한편으로는 대통령은 커녕 총리 한 명 내지 못한 충북의 서글픈 정치력을 절감하고 있는 계사년의 정월이라 하겠다. 충북은 언제나 한국 정치의 보조역에서 탈피, 동량지재(棟梁之材)를 배출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충북인은 각성하고 분발하여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충북이 당당하게 사는 길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