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북도가 종편 홍보비 지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내 지자체들의 홍보예산이 해마다 나눠먹기 식으로 지출되고 있어 주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충북도의회와 충북민언련은 최근 충북도가 당초 종편 4곳에 각각 2천만원씩 8천만원의 홍보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 "지역언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충북도가 아무런 근거 없이 종편에 예산을 준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혈세로 지역을 죽이는 꼴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지역신문사도 사설 등을 통해 "충북도민 혈세 충북언론 위해 써라", "종편 TV홍보비 삭감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집행부가 책정한 종편 예산안 8천만원을 충북도의회가 14일 전액 삭감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렇다면 지자체의 홍보비는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가.

최근 충북 도내 6개 신문사가 한국ABC협회 인증 발행부수와 유가부수를 공개했다. 하지만 대전·충남 주요 언론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유는 발행부수를 공개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도내 6개 지역신문사가 공개한 발행부수는 6천600~1만2천400부, 유료부수는 3천800~7천900부다.

충북도는 물론 시·군은 해마다 집행되는 수천만원의 홍보비를 매년 충북도내 6개사에 발행부수와는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6개 지방신문사의 지자체 광고의존률은 70~80% 이상이다. 지자체 광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단체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비판하면서도 때로는 적당히 타협할 수 밖에 없다. 도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자체에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에 본래 기능인 '견제와 감시·비판'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지방선거에 낙선한 시장이 수천만원의 홍보비를 특정 언론사에 지출해도 '속수무책'이다. 낙선한 모 시장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도와 준 언론사에 보은의 뜻으로 홍보비를 집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 지역은 다르다. 경남 양산시는 한국ABC협회가 공개한 발행 부수 기준 1만부 이하이거나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는 언론사에는 광고를 중단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도 발행부수 5천부 미만 언론에는 행정광고를 게재하지 않고 5천부 이상 언론사의 경우엔 발행부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최근 청양군의회도 군정홍보비 집행기준을 마련하라며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사별 홍보효과가 다른 데도 획일적인 홍보예산 집행은 낭비라는 것이다.

언론사 부수 등 감안  차등 지급해야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 동안 나눠주기 식으로 집행되는 지방자치단체의 대언론 홍보예산이 지역 신문 난립과 사이비 언론 양산의 물적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자체의 투명한 대언론 홍보예산 집행은 한 시도 뒤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다. 이런 정당한 요구에 대해 그 동안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신문은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자치단체장들은 폐해의 심각성을 알고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 어느 단체장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충북은 광고비 집행기준이 주먹구구 식이다. 주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이런 무책임한 태도, 방관적인 환경을 방임하는 건 분명 문제다.
 
신문 난립이 기승을 부리고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역기능을 제공하며 결국엔 신문사의 자생력을 떨어뜨려 기사의 질 저하 및 사이비 언론 양산에 일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치단체들에겐 양산시와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
 
이제 주먹구구 식 언론 지원을 깨야 한다. 사이비 언론에 당당해야 정상적 언론이 제대로 자리 잡는다. 충북의 자치단체들도 데이터를 토대로 '언론사 출입 및 지원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길 바란다. 자치단체들끼리 공동 추진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