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어긋난다" vs "공사비 조달 어쩔 수 없어"
건설사 '미분양 털기' 마찰 … <상> 청주 신영지웰시티 갈등 장기화

"분양가가 2개월만에 2억원이나 떨어졌다. 늦게 계약한 사람들은 분양가 할인에다 무이자 대출까지 조건도 더 좋더라. 이거 가만히 앉아서 돈 날리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일찍 계약했다는 후회까지 든다." (청주 신영지웰시티의 한 입주민)

"다 지은 아파트를 미분양 상태로 두면 그만큼 손해다. 분양가를 추가로 내리더라도 더 많은 입주민을 유치하는 게 낫다. 그러다보니 기존 분양가를 대폭 할인해 분양률을 높여 공사비를 조달하고 있다." (시행사 신영측 임원)

이처럼 최근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털기 위해 최고 수 억원씩 집을 싸게 파는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제값' 주고 집을 산 기존 계약자와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중부매일 이민우기자가 보도했다.

공사비를 빨리 회수해야 하는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가를 대폭 낮춰 팔 수밖에 없지만, 최고 수 억원을 더 주고 산 기존 계약자는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다.

신영지웰시티 시행사인 ㈜신영은 지난 달 28일 지웰시티 입주센터에서 기존 입주자 대표 6명과 보상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기존 입주세대의 분양가 5.4% 할인 소급적용 문제를 놓고 신영 측과 입주자 간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결렬됐다.

신영 관계자는 "기존 입주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서로 입장이 달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가급적이면 입주자의 의견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자와 신영은 4일 다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영은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전용 195㎡이상 대형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30% 내린 분양가를 제시하면서 파격 분양에 나섰다.

기존 입주자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할인 분양으로 입주하는 세대의 이사 차량을 단지 내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등 시행사 측에 할인 분양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신영 지웰시티 입주민들은 "분양당시 금액보다 분양가를 대폭 낮춰 할인분양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수 차례 할인분양에 대해 항의를 했지만, 업체측에선 '정당한 행위'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입주민은 "집 하나 장만하려고 애써 돈 모았는데,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있는 이웃이 2억원이나 싸게 입주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누구나 억울한 마음이 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청주문화산단 사무총장 내정자 ‘적임’ 논란

청주시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을 내정발표한 것과 관련, 재단 안팎에서 공모자격 조건 부실과 전문성·적임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동양일보 김재옥기자가 보도했다.

청주시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동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후임으로 안종철 (50·서울과학기술대 겸임교수)씨를 내정했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이번 사무총장 공모에는 안씨를 포함해 모두 7명이 응모했다.

안 내정자는 서울 중동고와 외국어대 법학과, 고려대 대학원(정보통신학과), 서울과기대 대학원(IT방송통신정책학과 박사 수료)을 나왔다. 또 큐릭스방송 팀장, KDMB 유원미디어 이사, 대한전선미디어 대표 등을 지냈다.

안 내정자는 신원조회 절차 등을 거쳐 이 달 중순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재단 안팎에선 안 내정자의 경력 등을 감안할 때 첨단문화산업 활성화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보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안 내정자의 경력을 살펴보면 케이블TV 업체에서 몇 년 근무한 것 외에 별다른 경력이 없어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분야 전문가’로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 내정자는 배기선 전 통합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확인됐으나, 재단은 안 내정자의 이력 공개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을 배제해 그 배경이 의구심을 낳고 있다.

더욱이 시와 재단 측은 “면접 과정에서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을 지낸 배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안 내정자가 중앙정부와 인맥 관계, 정부 예산 확보 능력, 문화산업 활성화 대안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장이면서 정작 대외적으론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을 굳이 밝히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시와 재단 측의 설명대로라면 케이블TV업체 근무 경력보다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인데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국회의원 보좌관 경력을 문화산업분야 전문가로 평가하는 것도 억지로 꿰맞추기에 불과, 한범덕 청주시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사무총장 공고 과정에서 상식을 벗어난 부실한 자격조건에서 이미 예고됐다.
재단은 사무총장 공고를 내면서 자격조건으로, ①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분야 전문가로서 비전과 철학이 있는 자 ② 재단 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을 겸비한 자. ③ 행정 또는 경영에 탁월한 능력과 열린 문화적 사고를 겸비한 자 ④ 재단 인사규칙 23조(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자 등을 적용했다.

통상 자치단체 산하 출연기관은 물론 민간단체의 경우에도 간부급 직원을 채용할 경우 △해당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자로 해당분야 일정기간 이상 경력자 △관련 분야 단체에서 일정기간 이상 근무 경력자 △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 일정 직급 이상 출신으로 관련분야 경험자 등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있다.
지자체 출연기관의 경우 대부분 국가공무원 채용 규정을 준용하기도 한다.

이를 감안할 때 재단의 자격조건은 문화예술산업 분야 경력이 없어도 ‘말로만 전문가’면 누구나 응모가 가능하게 한 셈이다.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분야의 전문가라는 조건도, 관련 학위 취득이나 관련분야 경력 등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격조건조차 무시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청주지역 관련학계 한 전문가는 “이번 사무총장 내정자의 학?경력 등을 감안할 때 문화예술산업분야 전문가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최소한 관련분야 학위는 물론 관련분야 경력을 갖고 있어야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남농협 '쇠고기 이력추적제' 조작 수사
경찰, 관련 서류 확보·관계자 소환
2등급→1등급 둔갑…라벨 임의 폐기 조사

속보=경찰이 충북 청원군 남일면 소재 청남농협의 쇠고기 이력추적제 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고 충북일보 안순자기자가 보도했다.<2012년 12월 26·27일 1면, 12월 28일 3면>

충북도와 청원군, 농협 충북지역본부,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에 이어 경찰까지 수사에 돌입함에 따라 금명 간 농협이라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이력추적제' 조작에 나섰는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일 청원군 문의면면소재지에 조성된 청남대 한우거리에서 유통되고 있는 '청남대 한우' 상당량이 등급을 속여 팔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먼저, 지난해 12월 말 청남농협 본점과 문의지점, 청남대 한우 판매장 등을 방문해 '청남대 한우' 유통과정과 관련된 서류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어 청남대 한우 판매장 직원과 청남농협 본점 정육팀장 등을 소환해 '청남대 한우' 유통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청남대 한우거리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우 가운데 상당량이 청원군 문의·가덕·남일지역에서 생산된 쇠고기가 아니라 경북·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청남대 한우로 둔갑해 판매됐을 경우 쇠고기 이력추적제를 증빙하기 위한 개체식별번호를 임의로 조작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도축 당시 '2등급'으로 판명난 쇠고기를 '1등급'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개체식별번호가 찍힌 '라벨'을 임의로 폐기하고, '1등급'으로 둔갑시켰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언론 보도를 통해 폭로된 청남농협의 쇠고기 이력추적제 위반 의혹과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이력추적제 과정에서 판매가격이 다른 쇠고기를 1등급 가격으로 판매했다면 사기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처럼 청남농협의 쇠고기 이력추적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청남농협 본점에서도 문의지점을 통해 2등급 쇠고기가 4마리 가량 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19일 개장 후 30여 마리가 유통된 상황에서 청남농협 본점을 통해 2등급 쇠고기가 공급됐을 경우 문의지점 쇠고기 판매점은 물론, 청남농협 본점까지 개체식별번호 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이와 관련, 청남농협의 한 관계자는 "본점에서 문의지점으로 쇠고기를 반출할 때에는 개체식별번호, 즉 등급판정서를 정확하게 첨부했다"며 "그럼에도 2등급 쇠고기가 1등급으로 둔갑했다면 본점과 무관하게 등급판정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