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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이 뭐 길래
류경희 편집국장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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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13  18: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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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경희 편집국장
연말 망년회 자리, 제일 먼저 나오는 얘기가 A양 동영상 건이다. 이런 유의 화제는 술이 한 순배쯤 돌아 분위기가 잡힐 만하면 등장하는 게 순서지만, 초고속 통신망에 길들어서인지 메뉴판이 나오기도 전에 그것도 정보라고 혼을 빼는 친구가 꼭 있다.

“동영상 봤냐?”
‘봤다, 아직 못 봤다, 그런 게 있었냐. 별로 보고 싶지 않다’ 등등의 반응이 있겠지만, 말을 꺼낸 인간은 대답이 나오기 전에 스마트폰을 다짜고짜 열어 보인다. 그 다음 상황은 상상대로다.

대한민국을 어지럽히고 있는 A양 동영상 사건은 미스터리 범벅이다.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유명 방송인 때문에 여론이 술렁이고 있지만 전 국민의 관심사에 대부분의 언론이 입을 닫고 잠잠한 것이 우선 이상하다. 살갑게 지내던 친한 방송인을 지켜주려는 의리라고 봐야 하나. 어쩌면 아는 땅에 미사일을 떨어뜨릴 수 없는 측은지심일 수도 있겠다.

그보다 더 아리송한 것이 ‘선관위 디도스를 묻으려는 정부 소행’이라는 음모론의 실체다. A양을 검색하지 말자고 호소하는 그들은 대표적인 우파 연예인인 그녀가 디도스를 덮기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며 흥분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정리해고 당한 전 애인이 복수심으로 올린 것이란 판단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이란 단어가 주는 짜릿한 자극을 밀어내기 힘들다. 기발하고 깜찍한 추측 또한 야동 보는 재미 못지않다.

어떤 사람이 A양을 삼국지의 ‘초선’이와 같다고 했다. 그토록 아리따운 여인이 불쌍하게 이용만 당했다는 비유일 게다. 아름다운 그녀의 미모에 달도 구름 사이로 숨어 버렸다 하여 폐월(閉月)이라는 별칭이 있는 초선은 중국 4대 미녀 중의 하나다.

궁중에서 벌어진 연회에서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동탁이 한눈에 반해 정실로 삼았는데, 경극이나 잡극에서는 자그마치 3번이나 자결한 여인으로 다루어졌다. 첫 번째는 동탁이 여포에게 주살 당하자 자결한다. 두 번째는 조조가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여포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자결한다, 세 번째는 관우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자결한다.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설정이 관우와의 관계다. 초선이 아깝긴 했지만 초선의 아름다움에 빠져 대의를 그르칠까봐 관우가 초선을 죽였다고도 하고, 관우의 짐이 되기 싫어 초선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도 한다. 아무튼 너무나 아름다운 미모 때문에 정쟁에 이용되다 스러진 비운의 여인이 초선이다.

비슷한 주장으로 A양을 한나라당의 논개라 칭하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억지다. 야동 속 주인공을 어찌 감히 논개에 비유한단 말인가. 희생도 격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A양의 동영상을 미끼로 특수를 누리는 인간들이 있나보다. A양 실명을 붙인 동영상을 거금 오천 원에 다운받아 급히 클릭 했더니 ‘청도 소싸움’ 동영상이더란다. 피 같은 돈을 날렸으나 사기라고 항의할 수도 없었다. 출전한 소 이름이 그녀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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