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충북도, 부단체장 인사 충돌
"일방적이며 너무 잦아" 문제 제기… 수용여부 미지수

충북도와 공무원노조가 도내 시·군부단체장 인사를 놓고 정면 충돌할 조짐이다고 충청일보 김정호기자가 보도했다.

전공노 충북지역본부는 26일 오후 2시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 부단체장 인사 규탄과 개선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그간 부단체장 인사를 놓고 도와 일선 시·군, 도와 전공노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공노가 도의 인사시스템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고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공노 충북지역본부는 구체적인 기자회견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도의 일방적인 부단체장 인사 중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노 관계자는 "그동안 부단체장 인사 과정에서 일방적은 도의 인사로 시·군 공무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일부 부단체장중에는 자질이 의심스런 공직자가 임명된 사례도 많았다"며 "이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으나 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4일까지 도 행정국장에게 도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어 기자회견을 통해 전공노의 공식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전공노는 1년도 안돼 부단체장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업무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재의 인사관행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문제점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시·군 부단체장 인사는 도와 일선 시·군이 협의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만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곤 대부분 도의 방침을 시·군이 수용하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도는 부단체장을 거쳐야만 승진을 시키는 인사를 사실상 관행화 해 인사철만 되면 부단체장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연말 예정된 도의 정기인사는 행안부와의 교류협의가 늦어져 내년 1월 중순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행안부에서는 내년 1월말쯤에 교류인사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인사가 늦어질 경우 조직관리상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도록 행안부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부이사관 승진 요인은 현재로서는 3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석중인 혁신도시관리본부장, 행안부로 전출예정인 신병대 균형발전국장 후임, 교육TO(정원) 1명 증원에 따른 추가 승진 등 모두 3자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이사관 승진 대상자로는 신찬인 공보관, 박승영 영동부군수, 양권석 괴산부군수, 송인헌 음성부군수, 이상칠 증평부군수 등과 함께 행안부에서 전입온 박인용 서기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인용 서기관은 승진과 함께 교육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신병대 균형발전국장이 행안부로 전출되면 후임에는 신필수 충주부시장의 전보가 유력하고 충주부시장에는 이우종 경제통상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제통상국장에는 교육이 만료된 윤재길 부이사관의 낙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광중 바이오밸리추진단장은 교육 대상자가 유력시 되고 있고, 후임에는 보직경로상 김진형 정책기획관의 전보가 전망된다.

공석중인 혁신도시관리본부장과 정책기획관에는 부이사관 승진자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단체장 교체가 예상되는 지역은 괴산·음성·영동 등이 유력시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진천·증평도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근석 원장의 사퇴로 공석인 보건환경연구원장은 공모로 후임 원장을 선정할 예정이며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내부 사정을 고려해 발탁을 할지 아니면 외부인사를 영입할 지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현직 부단체장이 공모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유통된 '잡탕 한우' 속여 팔았다"
개체식별번호 조작에 '늙은 소' 도축까지
축산농민 "유전자 조사 통해 실태 밝혀야"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인근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청남대 한우'가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사들인 '잡탕 한우'라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가 보도했다.

충북도와 청원군, 농협 등은 지난 10월 19일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주차장이 있는 마을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문의 청남대 한우거리' 개장식을 가졌다.

충북도와 청원군은 당시 '청남대 한우' 판매장 1곳과 음식점 10곳을 묶어 '문의 한우 거리'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대청호 주변 청정 지역인 남일·가덕·문의면에서 생산된 한우만 엄선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우거리가 개장한 뒤 2개월이 지나면서 지역 축산농가에서 반출된 소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축산농가들은 '청남대 한우'를 취급하는 농협이 충남 연기군의 한 유통업자를 통해 경북 등 타 지역에서 고기를 반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본보 취재진이 25일 '청남대 한우' 판매장에서 '모듬 한우'를 구입한 뒤 휴대폰을 통해 개체식별번호를 검색한 결과, 이날 유통된 고기의 생산지는 일단 청원군 지역으로 나타났다.

축산농민들의 주장이 맞다면 유전자 검사가 아닌 개체식별번호 조회로는 생산지를 추적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개체식별번호를 떼어 버린 뒤 '모듬 메뉴'를 통해 유통되면 얼마든지 '청남대 한우'로 둔갑할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남대 한우' 판매장 관계자는 "(한우 거리에서는) 당일 들어 온 고기만 판매한다. 전량 문의면 지역에서 생산된 청정 고기다"고 말했다.

개체식별번호와 함께 고기의 품질을 결정할 수 있는 월령에 대한 조회에서는 '청남대 한우'가 타 브랜드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났다.

도내 대표 브랜드인 '청풍명월'이 월령 28~32개월 소를 도축하고, 보은 '황토조랑우랑'도 32개월 가량의 소를 도축하고 있지만, '청남대 한우'는 무려 50개월 이상의 소를 도축·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휴대폰 조회 결과, 청원군 문의면 남계리에서 2008년 10월1일 태어난 한우는 무려 51개월 만인 지난 20일 도축된 뒤 1+ 등급으로 표기돼 유통됐고, 인근 구룡리에서 2008년 5월16일 태어난 한우도 56개월만인 지난 17일 도축된 뒤 1+ 등급 고기로 유통되고 있었다.

일부 축산농가들이 타 지역에서 반입한 고기가 '청남대 한우'로 둔갑되고 있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유전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개체식별번호 조회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한우로 나타났어도 '1+ 청남대 한우' 모듬메뉴에 타 지역의 2등급이 섞어 팔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축산농민 A씨는 "지역에서 생산된 소를 도축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청남대 한우'가 유통 과정에서 타 지역 고기가 대량 섞이고 있다는 것은 주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며 "'청남대 한우'에 대한 유전자 전수조사를 통해 농협의 불법적인 쇠고기 유통 실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와 관련된 사항은 품질관리원에서 조사하지만, 이력추적제와 관련된 단속권은 지자체에 있다"며 "최근 경기도의 '안심한우' 부정유통 사건에 이어 '청남대 한우'까지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심각한 문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