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접전 끝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08만여 표차로 누르고 청와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과반득표(51.55%) 대통령이 등장했다. 이번 12.19 대선에서는 15대 대선 이후 최고 득표율인 75.8%를 기록,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개표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나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트렸다.

이런 결과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여당 후보에 충성심이 강한 50~60대 이상 보수, 고령층 유권자들의 결집된 투표 참여가 젊은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에 비해 투표율 제고 효과면에서 더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결과는 각 부분에 걸쳐 심도 있는 분석이 있을 것이지만, 여야는 새로운 정치문화-선거문화의 창출을 위해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부친 고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한국의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박근혜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우리는 절실한 당부를 전하려 한다.

우선, 박근혜 당선인의 리더십에 상호 소통의 수평적 리더십이 가첨됐으면 좋겠다. 단호함과 신뢰성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수직적이고 불통적이란 비판을 받아오고 있는 리더십은 교정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소통이 어려운 국정을 펴게 되면 수많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야당과 언론 등으로부터 “독재”란 비난과 저항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은 대선으로 인해 심화된 이념갈등과 국론의 분열상을 전력을 다해 치유하는 일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100% 국민통합을 강조했지만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 못지않게 야당후보를 지지했던 절반의 유권자들을 외면하거나 일방적으로 “내 방침을 따르라”는 식의 대통합은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다. 다름과 비판자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국정에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화해의 통합’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갈수록 문제가 쌓여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빈부 양극화 현상 해소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이 대물림되고, ‘개천에서는 용이 날 수 없는 사회’가 되어서는 국격의 높임이나 국민의 희망을 꽃피울 수 없다. 박 당선인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국민들은 이의 실천을 무섭게 지켜볼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공약했던 여러 현안을 냉철히 다시 살펴 실천 가능한 국책사업으로 정하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득표를 위해 급조했던 전시성 사업 등은 국민들에 사죄, 과감히 삭제하고 각 권역별 분야별 대표적 긴급 현안 사업은 최대한 실현시켜 준다는 국정의지를 다져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 지지부진한 중앙권력의 지방이양 문제도 임기 초부터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충북 7가지 공약사업 반드시 이행돼야

“충북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권을 장악한다”는 정치 속설을 이번 대선에서 다시 한 번 증명한 충북인들은 박 당선인이 충북에 한 공약사항의 이행을 굳게 믿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발표한 박 당선인의 7가지 충북 공약 사업은 △청주·청원 통합시 적극 지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중부내륙선 철도 복선·고속화 △충북 내륙 교통 인프라 확충 △청주국제공항 경쟁력 강화 지원 △ 동서5축(보령~울진) 고속도로 건설추진 △충북 남부권 명품바이오 휴양벨리 조성이다. 이들 공약 사업이 헛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챙겨야 할 것이다.

특히 박 당선인이 명심하고 또 명심할 것은 친인척과 측근들의 철저한 관리다. 이들의 부정부패 오염 가능성을 처음부터 소홀히 다루면 전임 대통령들의 불행한 전철을 반드시 밟게 된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공신들의 발호와 자리-이권 다툼 등을 단호하게 예방해야 한다. 인재 기용에 있어 도덕성과 능력 위주의 탕평책을 폭넓게 실시하고, 남북관계 개선, 경제민주화, 경제성장과 사회복지의 조화, 검찰 개혁 등 중요 국정 현안은 취임 초부터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새 정치, 새 시대를 여는 데는 여야를 초월하는 ‘광폭 리더십의 발휘’와 ‘읍참마속’의 결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당선이 거의 확정적이던 19일 늦은 밤 박근혜 후보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특설무대에 올라 “선거 중에 한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국민대통합 대통령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국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누릴 수 있는 국민행복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같은 박 당선인의 언약 이행을 임기 내내 지켜보며 잘 할 때는 격려하고 잘 못한다고 여겨지면 채찍질을 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