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내의 57번째 생일이다. 30년 동안 생일마다 마음을 전하는 表를 했건만 이제는...... 산소를 찾아서 잠든 아내의 이름을 불러보고 묘지에 무릎꿇어 기도 드리는 것이 전부이다.

지구촌에는 1초마다 5명이 죽음의 길로 가고 있다. 한해동안 사천만명 이상이 이 세상을 떠났다. 성경은 죽음에 대해 잠자는 것이라고 한다. 잠자고 있으니 언젠가 깨어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악인이건 선인이건 심판을 위해 부활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공자에게 제자가 선생님! 죽음을 가르쳐 주십시요? 라는 물음에 공자 왈 내가 삶도 다 알지 못할진데 어찌 죽음을 알 수 있으랴 했다.

정말 산 자들에게 죽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을 알 듯 하다. 모두가 가는 길이니 나도 그 길을 같이 가다가 어느 순간에 죽음이라는 길에 들어서는지도 모르겠다. 사는 동안 죽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다.

그러나 많은 현자들은 죽음의 비밀을 알기 위해 몸부림쳤고 지금도 몸부림을 치고 있다. 과학자도 예술가도 인문학자도 점성가도 이 일을 혼신의 힘을 다하여 죽음을 알고자 하고 죽음을 이기는 길이 없을까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책도 많이 저술하고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고 저명한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1926~2004) <죽음과 죽어감 On Death and Dying>이 분야에서 고전처럼 읽혀지고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죽음의 문제를 회피하려고 애쓰며 살아간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라진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진짜로 산다는 건 '죽음의 기술'을 아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 외에도 '인생수업' '상실수업'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하는 책에서도 "인생수업의 주요 과목인 사랑, 관계, 용서, 행복의 정의는 더욱 선명하고 따뜻하다. 질투, 분노, 두려움, 이별조차도 부정적 의미만은 아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하게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고 권유한다."

가족 죽음 앞에 많는 것 배워

가장 가까운 가족의 죽음 앞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다. 죽음은 결코 가설, 이론, 추론, 학문이 아닌 실제적인 현실이라는 것을 눈을 뜨면 알게 된다. 어제, 1개월, 1년, 10년 전에 분명히 나와 함께 있었던 사람이 지금은 없어진 것을 눈을 뜨는 매일매일 알게 한다. 망자처럼 나도 오늘 있지만 내일, 내달, 내년, 10년후에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안다. 가족의 죽음으로 분리되는 경험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 허전함과 공허감을 먼저 경험한자는 이를 절실히 느끼리라.

어떤 종교이건 죽음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신앙에 우리의 전 삶을 맡겨도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그런 종교가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무엇일지라도 그 길을 찾아 떠나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자는 바로 참된 지혜자라 생각된다. 세모에 서서 삶과 죽음, 산자와 죽은자에 대한 깊은 성찰은 나의 미래설계에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