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내일을 결정할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 목전으로 다가 섰다. 그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에 벌인 불꽃 튀는 거리 유세와 두 차례의 TV 방송토론 등을 통해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두 후보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파악, 표 줄 후보를 정했을 것이다. 아직도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투표일까지 남은 며칠 동안 두 후보의 면면을 더 살펴보고 찍을 후보를 결정하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명심하고 또 명심할 것은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현 정치판의 꼬락서니가 보기 싫고 혐오스럽다고 해서, 양당 후보가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정치판과 정치인은 물갈이가 되지 않고 탐욕스럽고 오만한 자들의 정치놀음이 계속되기 마련이다. 국민들이 갈구하는 새 정치의 창출은 주권자로서의 국민(선거인단)이 ‘한 표의 강물’을 이뤄 구태정치와 불통정치인을 쓸어나갈 때만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문재인 양 후보가 정치쇄신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감독하고 그 실행을 독려할 수 있는 채찍은 주권자들의 한 표 행사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국 거주 선거권자들은 국내 유권자에 앞서 이달 5일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단 하와이 투표소는 한국시간 11일 낮12시) 뉴질랜드 오클랜드분관과 피지 대사관 등 110개국 164개 공관에서 순차적으로 선거권을 행사, 선거권자 등록 대비 71.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재외투표권 행사자 중 몇몇 열성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내 한 표(票)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아래 투표를 하기 위해 지하철 5번, 버스 3번, 기차 1번, 비행기 1번, 고속버스 1번등의 교통편을 이용하여 바로셀로나에서 투표소인 마드리드 대사관까지 왕복 24시간을 소비한 스페인 거주 정좐이란 필명의 투표여행 영상이 트위터와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블로거는 “나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의 한 표’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투표여행을 떠날 차례입니다”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더욱 감동적인 사례는 터키 거주 유권자들의 투표열성이다. 대사관이 없는 조지아 거주 한인들은 이번 대선 투표를 하기 위해 터키의 수도 앙카라까지 3,500km를 12인승 스타렉스를 임차, 2박3일의 일정으로 재외투표 여행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재외투표자들의 국민주권행사 자세와 투표율을 내국 부동층 유권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20~30대 유권자들은 마땅히 본받아야 한다. 국내 투표율은 최저 71.2% 이상은 돼야 한다. 불가피한 일이 없으면서도 국내에 있는 선거권자가 단지 귀찮다든가 또는 여행이나 맘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다면 이는 나라 주인 되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국민을 무섭게 알고 소통하는 후보를 뽑아야

공직선거는 최상의 인물을 선출하기보다 차상의 인물, 덜 부패한 인물을 뽑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표를 행사하면 마음이 편하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도 지고지순한 인물을 뽑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도 국민들을 무섭게 알고 국민들을 덜 실망시키면서 정치개혁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다고 믿어지는 후보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덧붙여 지금까지 투표대상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 시의 몇 가지 유념 사항을 강조한다. 우선, 메뚜기가 제철 만난 듯 여기저기 방송에 겹치기로 출연, 제법 아는 체를 하고 있는 일부 ‘탈렌트형 정치평론가들’의 편향된 연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공정평론을 말하지만 그들이 어느 특정 후보와 방송국에 편향된 인상은 시청자가 더 잘 느끼고 있다. 들쭉날쭉 헷갈리게 하는 여론조사들도 믿을 게 못된다.

이와 함께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도토리 키 재기가 되고 있지만 각 후보의 공약 내용을 다시 한 번 따져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친서민을 외치고 있는 개별 후보자의 성장환경과 과정 등이 과연 친서민적이었나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또 그 후보를 따르는 무리들의 성향과 정치적 행보가 국민들의 지탄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추종 세력 간의 자리다툼과 이권 싸움이 벌어질 개연성 등에 대해서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