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초·중학교 무상급식비 분담을 둘러싼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네탓공방'이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비난하면 다른 한쪽이 곧바로 맞받아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면서 양측의 감정의 골도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사태 등을 막기 위해 도지사와 교육감이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4일에도 이들 기관의 공방전은 이어졌다. 충북도가 전날 있었던 도교육청의 감사청구 등 입장표명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한 것이다.

충북도 김진형 정책기획관은 "무상급식비 총액에 변동이 있을 때는 양 기관이 매년 합의해 결정해야 한다"며 "도교육청이 합의되지 않은 예산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무상급식 중단 등을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정책기획관은 "내년도 무상급식비를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생긴 것은 도교육청이 합의하지 않은 사업비를 추가하자고 하고, 도는 기존 합의대로 하자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의 일방적인 통보를 도가 따른다고 합의한 적이 없으며 그럴 사항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교육청이 전날 `도가 2010년 10월 양측이 합의한 원칙을 무시하고 내년도 무상급식 총 예산(946억원)의 50%를 내지 않으면 부족분에 대해서는 학부모에게 부담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시행을 먼저 요구하고, 그 성과를 홍보했던 도가 시행 2년 만에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50대 50 부담 원칙을 지키지 않고 (우리에게) 추가적인 경비 부담을 떠넘기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정책기획관은 "도교육청이 도와 합의하지 않은 채 교통보조비 등 5개 항목의 급식 관련 무기계약직 수당(28억원)을 신설했다"면서 "도와 시·군은 각 기관 소속 무기계약직에 이런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2010년 합의대로 도와 도교육청이 무상급식비 총액의 50%씩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는 지금도 확고하다"며 "무상급식은 도교육청이 주체가 되고 지자체는 지원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주-종 관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도와 도교육청이 이견을 좁히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세우자 도지사와 도교육감이 진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의가 오는 10일 열리는 만큼 그 전에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는 내년도 무상급식 총액을 880억원으로, 도교육청은 946억원으로 각각 책정해 지난달 11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도는 880억원을 도교육청과 절반씩, 도교육청은 946억원을 지자체와 절반씩 부담하자며 맞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