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석정 타계 후 이사진 구성 놓고 갈등 시작

충북지역 대표적 사학인 청석학원의 설립자 후손들의 갈등이 고 김준철 전 청석학원 이사장 동상 건립을 계기로 다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암 김원근, 석정 김영근 형제가 만든 청석학원은 한강이남 최대의 명문사학으로 청주대를 비롯 청석고, 대성고, 대성초 등 7개를 두고 있다.

하지만 후손간의 갈등은 1976년 석정 김영근 선생 타계 후 학원 이사진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기 시작해 최근 고 김준철 전 이사장의 동상 건립을 놓고 청암과 석정의 후손간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청석학원이 오는 30일 김 전 이사장의 서거 1주년을 맞아 동상 제막식을 앞두고 석정 김영근 선생의 후손들이 김 전 이사장의 동상이 설립자들의 동상과 동격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반발하면서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

석정계는 지난 26일 지역 일간지 광고를 통해 "고 김준철 숙부님의 동상이 흉상도 아니고 설립자 두분의 동상과 동격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청주대 교정은 청암·석정 조부님의 동상이 있는 곳인데, 설립자 두 분의 위업과 동격의 새로운 동상이 존재할 수 없으며 이는 동방예의지국에 사는 자손들의 도리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석학원은 폐쇄·독선적이고 1인 지향인 비민주적 운영형태를 벗고, 공개적이고 진취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동상 건립비 등을 반 강요 형태로 분담 부과하면서 급조해 제막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청석학원은 청주대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동상건립비를 모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 참여에 대해선 "이러한 피폐 등이 향후 발생하지 않도록 석정 후손들은 조부님 사후 참여하지 않았던 청석학원 이사회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며 "이는 석정 후손의 당연한 권리로, 이제부터는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아 청석학원 이사회에 공동 참여할 것을 내외에 천명한다"고 했다.

하지만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 측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추진되고 있던 사업을 이제와서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석정 선생 후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 관계자 "(건립이 추진된지) 육개월이나 됐는데 그동안 아무말도 없었다. 협의를 했다던지 건의를 했다던지 이런 것들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대 측은 오는 30일, 김 전 이사장 동상 제막식과 1주기 추도식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청암과 석정 후손들 사이에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석정계, 이사회 참여 학원정관에 5대5로 근거 제시
　
석정계에서 내세우고 있는 논리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학원 정관이다. 청암·석정은 학교법인의 지분을 각각 5대 5로 나눠 가졌고, 정관상에는 '이사는 법인 설립자인 김원근, 김영근 또는 그 자손 각각 2인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두 번째는 김준명과 김준철의 관계다. 김준철 전 이사장보다 먼저 청암에게 양자로 입적됐던 석정의 둘째 아들 김준명은 이후 파양을 당했어도 호적상에는 청암의 장자로 남아있다. 당시는 장자상속의 원칙이 이뤄졌고, 파양은 했지만 민법상 김준명과 김준철이 청암의 유산을 분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