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군이 건설산업기본법령의 고유업역을 무시하고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했다며 도내 전문건설업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0일 도내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증평군 상수도사업소는 지난달 20일 증평읍 연탄리 상하수도관로 이설공사(도급액 9억2000만원)를 종합건설업(토목공사업)으로 발주했다. 증평군은 종합건설업으로 발주한 이유를 공사금액이 크고, 상수도관을 부설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터파기 되메우기 원상복구(포장) 공사를 해야하는 복합공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는 "상수도관 부설공사 때 터파기, 되메우기, 도로 원상복구(포장) 공사는 상수도관을 부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반되는 부대공사인데 이것을 별도의 공사로 해석해 복합공사로 보는 것은 상하수도설비공사업체에게 하수관을 부설할 때 땅을 파지 말고 하수관을 부설하라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회는 또 "단순히 공사금액이 크다고 상하수도설비공사업으로 발주해야 할 공사를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하는 것은 건설산업기본법령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공사입찰참가자격 정정 건의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충북도회는 이어 "증평군 상하수도사업소는 자체 발주하는 상하수도 공사를 조달청에 발주 의뢰해 책임을 회피하고 주민 세금으로 조달수수료까지 허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성토했다.

A전문건설회사 대표는 "상수도관 부설 때 수반되는 터파기, 되메우기, 도로 원상복구 공사를 부대공사로 보지 않는다면 상하수도 설비공사업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증평군 상하수도사업소에서 터파기, 되메우기, 도로 원상복구(포장) 공사를 부대공사로 보고 상하수도설비공사업으로 발주한 관로 부설공사는 모두 위법하게 발주된 것"이냐며 따졌다.

B전문건설회사 대표도 "상수도관이나 하수도관을 부설할 때 터파기, 관로설치, 되메우기 등은 상하수도설비공사업을 등록한 업체가 시공하는 것은 현장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런 공정을 서로 다른 업체가 하도급 시공할 경우 관로 연결부위에 틈새가 벌어져 누수로 인한 하자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증평군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증평읍 연탄리 상하수도관로 이설공사의 전체 공정 중에 상하수도설비업이 차지하는 부분이 50%를 넘지 않아 종합공사로 발주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