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택시 업계의 ‘밥그릇 싸움’으로 애꿎은 시민만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고 이에따른 지원금을 주는 법률개정에 반발해 전국 버스업계가 파업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0일 서울 방배동 전국버스회관에서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조합 이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상총회를 열고, 정치권이 법률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22일 0시부터 '버스 전면 운행중단'을 단행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하는 관련 법 개정안에 따른 버스업계의 무기한 운행중단 등으로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 갈등이 장기화되면 서민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택시업계의 요구는 지난 2004년 시작된 이후 19대 국회에서도 의원 5명이 입법을 제안했다.

택시업계의 주장은 고유가로 24시간 대중을 위해 일하는 택시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택시기사의 임금이 월평균 125만원으로 300만원대에 이르는 버스기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의 유가보조금이 버스는 대당 854만원 이르지만 택시는 176만원에 그치는 부분을 현실화 해달라는 요구다.

버스업계 주장은 택시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에는 공감하지만 택시가 대중교통에 포함될 경우 ▲버스전용차로 공동이용으로 대중교통 기능 훼손 ▲국민 혈세 낭비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버스지원 감소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또 개정안 자체가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선심이라는 것이다.

22일 버스 운행업계가 파업에 돌입 할 경우 충북도내 시내버스 718대, 시외·직행버스 505대, 고속버스 99대 등 총 1천322대의 버스가 일제히 멈춰선다.

충북도는 ‘비상수송대책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며 전세버스 1천500여대 중 20%인 300여대를 활용, 시민들이 몰리는 노선에 긴급 투입할 계획이며, 택시부제 해제 등의 대책을 마련중이지만, 시외·고속버스의 경우 뾰족한 대비책이 없다.

결국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양측 업계가 대립하면서 시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 이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않다. 버스와 택시 모두 서비스의 질은 높이지 않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려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민 김 모(39·청주시 사창동) 씨는 “버스가 파업하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며 “시민을 볼모로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버스와 택시업계는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