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청주문체회관의 호두까기 인형과 동양일보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 사진.

성탄 시즌인 오는 22∼25일 사이 동일한 주제로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공연이 같은 장소에서 열려, 주최 측이 의도치 않았던 ‘공연의 다양성’이 이뤄지는 상황을 낳았다.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오는 22∼24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청주시립무용단의 제17회 테마기획공연인 ‘크리스마스 환타지-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시립무용단은 주역 무용수인 김지성 수석의 안무로 호두까기 인형을 각색했으며 다양한 캐릭터와 오브제를 통해 재미와 풍자를 한국적 정서로 전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연은 22·23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진행되며 전석 5천원이다.

그런데 같은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 하는 무대가 역시 같은 장소인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같은 일시에 열린다.

동양일보와 조예술기획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러시아 3대 발레단 중 하나인 국립클래시컬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역시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과 25일 오후 3시 진행된다.

러시아 발레단의 화려한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한바탕 흥겨운 파티를 즐기며 크리스마스에 공연장을 찾은 이들과 즐거운 밤을 보내고자 하는 공연이다.

관람료는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결국 ‘호두까기 인형’이 24일 오후 7시 30분 청주예술의전당 1층과 지하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셈이다.

청주시 상당구 K(45) 씨는 “아이들과 같이 즐길 공연을 찾다보니 호두까기 인형이 같은 날 열리는 걸 알았다”며 “자세히 보지 않으면 혼동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흥덕구 P(35·여) 씨도 “같은 주제의 공연이 한 장소에서 따로 열리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흥밋거리”라며 “공연 당일에 무대를 잘못 찾는 일이 없게 해야 겠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조예술기획과 동양일보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지난 3월부터 준비했으며 시립무용단의 소품과는 달리 정통 발레단의 수준 높은 공연”이라며 “대관 신청 시 날짜가 같은 줄은 몰랐고 호두까기 인형은 이 시즌이면 전국적으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라 겹치는 게 큰 문제는 안 된다고 본다.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문체회관 관계자도 “1년 전부터 준비한 무대이고 해마다 그 시기에 열리는 기획공연 시리즈”라며 “보는 사람에 따라 모양새가 안 좋을 수는 있겠지만 같은 작품을 다른 장르로 다양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