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오전 9시40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31·여)와 A씨의 아들(5), 딸(3)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것을 A씨의 친언니 B씨(33)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두 자녀는 안방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었으며, 연탄불 6개를 피운 흔적과 함께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아이들이 계속 아빠를 찾는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A씨의 집 아래층에 사는 친언니는 "조카들이 유치원에 갈 시간이 됐는데도 오지 않아 초인종을 눌렀으나 인기척이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5월 심장마비로 남편을 갑작스럽게 잃었으며, 8월 경기도 안산에서 친정과 시댁이 있는 청주로 이사를 왔다. 외로운 마음을 달레기 위해 친언니가 사는 아파트로 주거지를 결정한 것이다. 2주일 전부터 직장을 잡아 일 해온 A씨는 전날 시댁 식구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이상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에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불과 6일 전인 13일에는 제천시 청풍면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B씨(58·여)와 3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승용차 뒷좌석에서 연탄을 피운 흔적과 ‘아파트 채무와 사채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가 경기침체로 가격이 하락해 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같은 비극적인 사고는 최근 전국적으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충북에서만 2건의 사건이 일어났고 몇 개월 사이 포천·전주·양양·부산·고양·서울 등에서 일가족 동반 자살 사건이 잇따랐다.

가족 동반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와 사회 안전망 확충,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각에서는 생명경시 풍조 만연으로 기인되는 현대 사회의 비극이라는 주장도 있다.

청주시정신보건센터 김경미 팀장은 "지속적으로 가족동반자살이 늘고 있는 것은 가족의 지지체계가 무너지는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며 "우울증을 방치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우울증이 어떤 병인지 인지하고 증세가 있으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