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봄에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다. 이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마다 1개씩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 뻐꾸기 어미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으려다가 시간차로 박자가 안 맞으면 이미 둥지에 있는 주인새나 다른 뻐꾸기의 알도 깨먹고 새끼도 잡아먹고 제 알을 낳아 다른 새가 다시 제 알을 부화시키도록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키워준 주인 새까지 몽땅 잡아먹고 날아가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살부조(殺父鳥)라는 일설도 있다. 그래서 가장 야비하고 불순하며 비윤리적인 새다.

요즘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때아닌 뻐꾸기 논쟁이 한창이다. 요즘 통합민주당과 안철수 후보의 관계를 보면 어느 바보 같은 새와 뻐꾸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이 방법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써 먹은 방법이긴 하다. 그는 안철수 원장의 대중 인기도에 힙입어 민주통합당의 둥지를 빌려서 시장이 된 인물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안철수 후보가 이번 대선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통합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에게 둥지를 빌려 줄테니 들어와서 알을 낳아 보라고 추파를 던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가만히 있는데 스스로 둥지를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라는 둥지에 탁란을 하려는 뻐꾸기 안철수로 보고 있다. 말을 그럴싸하게 돌려대지만 그 기저에 깔린 속내는 탁란을 하려는 뻐꾸기 안철수다.

불쌍한 개개비새는 자신의 새끼를 밖으로 밀어내 떨어뜨려 죽인 줄도 모르고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뻐꾸기새끼를 부지런히 키운다. 이 불쌍한 개개비새가 바로 민주당 처지다. 민주당은 불임정당이 된지 오래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무조건 야권 단일화만 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안철수 후보를 아들없는 집에 양자를 들여 자신의 아들로 키워내고 그 아들은 양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는 그런 개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생각이 다를 것이다. 야권 단일화의 후보로 대통령이 되었다 하더라도 민주통합당 인사들과 함께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통합당을 자신의 양아버지 집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말 뻐꾸기처럼 잠시 둥지만 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유는 안철수는 기존 정당과 대립각을 세울 때만이 존재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순간 ‘불쏘시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대선이 정책보다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더 관심이 있을 정도다. 당분간 두 후보는 대선 막판까지 레이스를 벌일 것이다. 문 후보는 단일화를 서둘러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안 후보는 느긋하다. 단일화 명분은 ‘정치개혁’인 만큼 민주당이 먼저 카드를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금 단일화 주도권은 안 후보가 쥐고 있다.

문 후보로 단일화 되면 안 후보 '불쏘시개' 전락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만나자고 제의해 지난 6일 오후 대선 후보 등록전에 단일화하는데 합의했다. 안 후보는 국민들에게 10일 공약발표 후 논의하자고 해놓고 사흘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안 후보의 국민의 눈과 귀를 잡으려는 순발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안 후보도 정치꾼이 다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일화 시기는 정했지만 방법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후보가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는 ‘꽃 놀이’패다. 대선 후보가 돼 낙선해도 차기가 있다. 하지만 문 후보로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면 안 후보는 ‘불쏘시개’에 그칠 것이다. 지금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간 ‘기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후보는 기상천외한 뻐꾸기식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속한 당도없이 남의 당을 빌려 대통령에 당선되려고 하고 있다. 뻐꾸기식 정치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