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와 이기용 교육감은 고교 2년 선후배 사이다. 이 교육감이 선배다. 이 지사는 충주시장을 4차례, 국회의원 재선에 이어 충북도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2002년 보궐선거를 포함하면 3선 교육감이다. 둘 다 10년 이상 정치를 해온 ‘정치 베테랑’ 이자 ‘선거의 달인’이다. 충북 지역에선 자산이자, 보배같은 인물이다. 충북도에서 서열 1,2위로 서로 존중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이다.

충북도백과 충북교육의 수장이 '칭찬 릴레이'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월 3일 오전 월례조회에서 "이 교육감께서 지난해 2개교에 이어 올해도 자율형공립고 3개를 충북에 또 선물했다"며 "약한 도세를 고려할 때 전국 19개 고교 가운데 충북이 3개나 차지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충북교육의 발전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이 지사는 그날 '자율형공립고 선정, 충북교육가족 여러분의 쾌거입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를 청사 외벽에 내걸도록 지시했다. 도교육청도 당시 충북도의 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본청 입구에 내걸었다. 이 현수막은 '칭송에 대한 화답'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해 3월 직원회의에서도 이 지사는 "역사적인 무상급식 실현에 큰 도움을 준 이 교육감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져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했었다.

민선5기 임기를 수행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이 지사와 이 교육감은 지난해 초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초·중학생 무상급식을 실현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충북도와 도교육청 간에 묘한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적십자사회장 선출 파문, 무상급식 예산 분담률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이들 기관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분담률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쟁점은 올해처럼 도교육청은 내년도 무상급식비 946억원을 예상하면서 지자체와의 분담률을 50대50으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는 지자체의 분담률을 40으로 하자고 맞서고 있다. 접점을 찾지 못한 양 기관은 내년도 예산안을 따로 제출했다.

지난 5일 있었던 전국체전 해단식을 놓고도 도와 도교육청간에 기관장 참석에 따른 의견조율이 되지않아 결국 2번에 걸쳐 해단식을 치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와 도교육청은 이미 지난 8월 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선출문제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회장선출을 둘러싼 도와 적십자사의 갈등은 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완전 봉합되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도교육청과 적십자사 충북지사는 오히려 돈독한 밀월관계를 유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기용 교육감과 교육계 관계자가 대거 지난 9월 성영용 적십자사 충북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를 해준데 이어 지난 6일 적십자사 107주년 기념 연차대회에도 이 교육감과 교육계 관계자가 참석해 축하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를 과시했다.

도지사 교육감 서로 화해해야

이같은 이들 기관의 묘한 이상기류를 바라보는 지역 관가와 정치권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교육감이 6기 지방선거에 뛰어들 것을 예상한 나머지 둘 사이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 등이 무성하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도지사 도전에 대해 손사레를 치고 있다. 도지사와 교육감 사이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둘 사이가 서먹해지면 당사자 본인은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지금처럼 맞서는 분위기보다는 손잡고 활짝 웃으며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