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회장 선출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은 충북도와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사이의 앙금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자치단체 고위 인사들이 당연직 상임위원직을 고사해 또 다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적 충북지사는 30일 지사 회의실에서 2012년도 1차 대의원 총회를 열어 임기가 끝나거나 공석인 8명의 신임 상임위원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총회 직전 충북도와 청주시가 자신들의 몫으로 배당된 당연직 상임위원 자리를 모두 포기하겠다는 뜻을 한적 충북지사에 전달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명패가 아닌 실질적 활동가의 선출을, 강호동 도 행정국장은 회장 선출 문제로 전임자가 자진 사퇴한 문제 등을 이유로 고사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장 선출 당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충북도가 자치단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적십자사 손봐주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두 기관의 갈등은 지난 8월 9일 성영용 적십자사 회장이 명예회장인 이시종 도지사가 추천하던 관행을 무시하고 현직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이 지사도 성 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등 정치적 외압 의혹까지 제기하며 수차례 걸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뒤늦게 대한적십자사가 책임을 물어 충북 사무처장을 경질하는 등 연신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갈등은 두 달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십자사 충북지사의 상임위원들과 대의원들은 전례없이 신임 선출권을 성 회장에게 일임하면서 충북도와 사전에 조율된 인사를 통해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적십자사 충북지사가 연말 회비 모금을 앞두고 조직 정비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충북도와의 거리를 좁히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