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고기 산지 가격이 하락하자 대형유통업체에서는 지난주부터 삼겹살(100g)을 830~850원에 판매하는 파격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돼지고기 산지가격이 4개월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추락하고 있지만 식당가에서 파는 삼결살 가격은 여전히 구제역 당시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돼지 출하 가격은 1㎏당 지난 1월(약 6천 원)보다 절반 이상 뚝 떨어진 2천700~3천 원 선이다. 한 마리당 산지가격은 넉 달 전의 절반 수준인 21만5천 원대이다. 115㎏ 한 마리를 팔아도 10만 원 넘게 적자를 보는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2010년 말과 지난해 초 발생한 구제역 사태 이후 분만 모돈 수가 크게 늘면서 생산 마릿수가 증가했고 구제역에 따른 돼지고기 물가를 잡겠다며 정부가 무관세로 무더기 수입한 데 따른 결과”라며 “돼지값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수요·공급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정부의 ‘할당관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돼지값이 폭락하는 데도 식당에서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일례로 충북 청주시의 ‘삼겹살거리’에서는 삼겹살이 200g에 9천원이다. 업소별로 차이는 있지만 180g을 8천원에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 외곽의 소위 ‘가든’ 같은 곳에서는 1만원을 넘기도 한다.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10% 가량 싸게 팔고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지난주부터 기존 1천400원(100g)에서 약 40% 내린 830~850원에 삼겹살을 판매하는 상황과 대조된다.

식당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다.

산지에서 식당까지 고기가 공급되는 동안 도매상과 유통업체 등 중간유통 마진이 붙기 때문에 지금처럼 산지가격이 떨어져도 식당의 원가는 기껏해야 2~3% 내려간다는 것.

특히 상추 등 채소와 밑반찬 구입비를 감안해야 하며 삼겹살 때문에 다른 부위까지 사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구 율량동의 한 정육식당 업주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는 게 아니라 삼겹살에 상추를 싸먹어야 할 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추 등 채소값이 비싸다. 지금 가격이면 적당하다고 본다”며 “산지에서 직접 고기를 공수하는 곳이 아니면 산지가격이 떨어져도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