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은 참모(參謀)를 “윗사람을 도와 어떤 일을 계획하는 데 참여함.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의미의 참모는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일반 행정기관에도 무수히 존재한다. 그러나 참모란 용어는 본시 군부대의 산물로서, 그 뜻은 “고급 지휘관의 막료로서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등의 계획과 지도를 맡은 장교”를 말한다고 정의되고 있다.

이같은 참모는 지휘관의 지휘권 행사를 보좌하기 위해 자기 담당 분야에 관해서 지휘관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상황을 판단한다. 그리고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여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지휘관의 이름으로 명령화하여 하달하고 그 실행 결과를 감독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군 참모의 조직과 기능은 정치·사회 현상의 전문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 날, 군(軍) 외의 각급 행정기관 등에도 원용되어 그 중요성이 점점 더해 가고 있다. 리더(지휘관)가 아무리 똑똑해도 혼자 이룰 수 없는 게 복잡다기한 세상사다. 아첨에 능하나 무기력한 참모를 두고 있으면 리더의 웅지(雄志)도 물거품이 되기 쉽고 일부분이 취약한 리더라도 유능한 참모의 보좌를 받으면 대업(大業)을 성취할 수 있다.

중국 한나라 유방은 한신, 소하, 장량 등 ‘한(漢)건국 3걸’ 같은 뛰어난 참모들의 도움을 받아 천하를 제패했다. 촉나라 유비는 불출세의 참모 제갈공명의 보좌를 받아 위·오 나라와 자웅을 겨룰 수 있었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일급 참모로는 마리·협보·오이 등이 있었고 조선의 이성계에는 정도전이, 신라 선덕여왕에게는 훗날 3국 통일을 이룩한 김춘추와 김유신이 있었다.

우리 현대사에서 리더 본인의 잘못 외에 부패, 무능한 참모로 인해 비극으로 종장을 장식한 리더가 적지 않다. 한 때 건국의 국부로 칭송되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최인규, 제3공화국의 박정희 대통령은 차지철 같은 ‘문제참모’ 때문에 비극으로 치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정수장학회 문제로 야당의 집중타를 맞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도 본인의 일방적 리더십도 문제지만 대법관 출신 등 기라성 같은 인물이 포진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지도부의 (정수장학회 대한 박 후보의 발표 문제 등에 관련한)참모 기능 부재 현상도 문제라 하겠다.

충북도, 정무라인 참모 시급히 보강해야

그러면 이시종 충북도정의 참모 기능은 어떤가. 이 지사를 보좌하는 공조직선상의 참모진은 도청의 행정·정무 두 부지사를 비롯해 각 실·국장과 비서진, 보좌관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비선 라인에서 일부 인사들이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겠으나 행정 분야에 관한 참모 기능은 몰라도 정무 분야에 관한 참모 기능은 제대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능력 발휘를 체감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충북도에 정무부지사는 존재하는데 국책사업과 예산업무 등에 매달려 경제지사로 행동반경이 축소돼 있으며 비서진과 보좌진의 역할은 일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정무라인의 최고위 참모였던 서덕모 정무부지사(사의를 표명)는 충북도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당신은 누구십니까?”이고 비서진과 보좌관은 '끼리끼리 노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을 개편하여 정무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면서 공보관실을 대변인실로 바꾸고 정무보좌관 또는 대변인제를 채택, 정무 기능을 강화한다 해도 현 수준의 참모라면 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문제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동일 사안에 대해 일부 도청 실·국 참모라인과 보좌진의 ‘각자 플레이’ 현상이다. 충북적십자사 회장·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청주상공회의소 회장 문제와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장 인선 관련 문제 등에서 일부 국장급 참모와 보좌관 참모, 비선 라인의 비공식적 참모 등이이 지사는 가만히 있는데도 멋대로 ‘도지사 의중’임을 내세워 민간단체 등에 액션을 취하거나 보조금을 무기 삼아 민간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태도는 이 지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호가호위(弧假虎威)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지사에게는 도민의 여망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올곧고 기개 있는 정무 참모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하겠다. 이 지사의 재선을 위해서도 이 점 명심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