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비위를 저지른 교직원들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유능한 인재에게 문호를 개방한다는 취지의 교장 공모에 자격증 소지자와 전문직 출신이 대거 임용되는 등 충북교육계의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2건 적발에 86.4%가 견책·경고 불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태원(새누리, 고양덕양을) 의원이 충북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 대학의 교수 등 교직원들이 각종 비리와 비위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총 22건이다.

연도별로는 2008년 1건, 2009년 2건, 2010년 4건, 2011년 1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2건 적발됐다.

징계 사유는 음주·무면허운전이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쌀 직불금 부당 수령 3명, 위조사문서·허위공문서 2명 등이다.

특히 2010년 이 대학의 모 교수는 불법 안마시술소에 출입하며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지만 징계는 견책에 그쳤다. 이 밖에 현금 부당취득, 위험운전으로 인한 치사 등 교직원으로서의 기본 양심을 포기한 비리와 비위가 적발됐다.

그러나 이들 비리·비위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 수준은 국가공무원법상 수위가 가장 낮은 견책·경고가 19건(86.40%)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봉 2건, 정직 1건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립대 교수에 대한 징계는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라 대학 내 설치된 징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김 의원은 “대학교수는 우리 사회 지도층으로서 모든 시민의 모범이 돼야 할 최고의 지성이기 때문에 비리 교수들은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게 하는 등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은 오히려 내성만 키울 뿐”이라며 “교육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처벌 강화는 물론 당사자인 교수들의 자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국립대 교수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필요한 만큼 범법 행위에 대해서도 이에 걸맞은 엄정하고 공정한 징계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격증 소지·교육청전문직 대거 임용

충북도교육청의 ‘교장공모제’도 당초 취지와는 달리 ‘돌려막기’ 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은혜(민주, 고양 일산동구) 의원이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국감 자료로 분석한, 2011년 3·9월과 올해 3·9월에 4차례 임용한 공모 교장 현황에 따르면 4학기 동안 초등은 32명, 중등은 16명의 공모 교장이 임용됐다.

교장 공모에 응모한 인원은 초등 63명, 중등 21명 등 총 84명이고 임용된 학교와 그 중 1인이 응모한 곳은 초등 32곳 중 12곳이며 중등은 16곳 중 11곳이다. 초등은 평균 경쟁률이 2대 1에 육박했지만 중등은 1.3대 1에 그쳤다.

1인이 응모한 학교의 경우 사전 조율을 거쳐 응모, 공모에 의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실질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사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폐단을 낳을 우려를 낳았다.

게다가 교장공모제에 지원한 84명 전원이 지원 당시 교장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초등은 지원 당시 교장이었던 지원자 5명 모두가 공모교장에 선정됐으며 교육청 전문직은 5명 중 4명이 선정됐다. 특히, 지원 당시 교장이었던 지원자 5명 중 4명은 2대 1 이상의 경쟁을 벌였지만 전원 교장 미 발령자를 제치고 뽑혔다.

중등은 지원 당시 교장이었던 7명 중 교장끼리 경쟁한 학교 1곳을 제외하면 6개 학교 모두에서 현직 교장 지원자가 임용됐다. 교육청 전문직 지원자 2명은 전원 임용됐다.

공모교장 임용자 중 교육청 전문직 경력자는 초등 32명 중 13명, 중등은 16명 중 9명으로 나타났다.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한 학교에서도 교장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교원은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으며 개방형 공모제를 실시한 학교 2곳에서도 모두 교장 또는 교육청 전문직 출신이 임용됐다.

게다가 임용된 공모교장 중 초등은 32명 중 18명, 중등은 16명 중 8명이 지원 전 근무했던 학교가 같은 관내에 있다.

유 의원은 “교육청 전문직이 지나치게 많이 공모교장에 선정되고, 임용된 인원의 절반 이상이 지원 전 근무했던 학교와 해당 학교가 같은 관내에 있다”며 “근무평정제도에 기반을 둔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제도에 의한 교장임용제도를 개선하고 교장직 문호를 일정 정도 개방한다는 교장공모제 도입 취지에 맞도록 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