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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내게 인내를 키워준 존재”[인터뷰] 최성숙 서원대 교수, 29일 정년 전 마지막 독창회
신홍균 기자  |  topgun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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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21  17: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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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숙 서원대 음악교육과 교수.
다양하고 폭넓은 무대 활동을 통해 국내 정상급 프리마돈나라는 평을 듣고 있는 소프라노 최성숙(서원대학교 교수) 씨가 정년을 앞두고 혼신의 힘을 쏟는 독창회를 준비 중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자리는 충북예총이 주최하는 제54회 청풍명월예술제의 우수예술인 초청공연을 겸한다.

최 교수를 인터뷰하기 앞서 사전 조사를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았으나 명성과는 걸맞지 않게 그에 대한 자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팸플릿의 경력이 전부였다. 연구실에서 만난 최 교수는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외부에 제 활동 기록을 남기는 걸 싫어해서 그랬을 거예요. 국가인물 DB 등에 올리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그 흔한 연구경력도 등재하지 않았어요.”

선행도 남 몰래 하는 이가 진짜라는 말처럼 그 역시 자신을 포장하고 알리는 걸 원치 않는 듯 했다. 진정한 실력자의 여유 같은 게 느껴졌다.

이번 독창회에서 그는 슈만의 가곡집 리더크라이스 op. 24의 아홉 곡, 그가 존경하는 이래근·이병욱 교수의 ‘하얀 그리움’과 ‘바람아’,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 다섯 곡 등을 그의 목소리로 연주한다. 정년을 앞둔 음악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하드한’ 프로그램이다.

“너무 학구적인 음악회라는 말도 들었지만 너무 대중적이어도 좋지 않다는 생각에 연가곡들을 선택했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젊은이의 괴로운 사랑 등을 묘사하고 있죠. 이렇게 크고 학구적인 독창회는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이지 싶어요.”

그는 그 흔한 개인레슨 한 번 하지 않았고, 말하며 가르치는 게 아무래도 목에 좋지 않다보니 다른 학교 출강도 한 적이 없다. 소프라노로서 자기 관리를 위해서다. 그래서일까, 최 교수는 한국에서 드라마틱한 장르의 소프라노로는 거의 유일한 존재라고 한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투란도트, ‘아이다’의 아이다, ‘라 조콘다’의 조콘다, ‘가면무도회’의 아멜리아, ‘모세’의 아나이데, ‘카르멘’의 카르멘, ‘나비부인’의 나비부인, ‘돈 조반니’의 엘비라 등 무대를 이끌어가는 주역을 해 온 경력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최 교수의 집안은 모두 기독교도이고 형제들이 모두 노래를 좋아하며 잘 한다고 한다. 하지만 최 교수는 어릴 때 법조계 진출을 꿈꿨고 음악은 취미로 삼을 생각이었다.

“사춘기 때 방황하다가 교회음악을 접한 뒤로 진로가 바뀌었어요. 그러다가 1966년인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경희대가 주최한 전국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면서 특차로 경희대에 들어갔죠. 태어난 곳은 황해도에요. 자란 곳은 서울이고. 1984년부터 서원대 전임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음악회에 쏟을 에너지가 떨어진다며 한사코 나이 밝히기를 꺼린 최 교수는 자신에게 음악은 곧 인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음악은 제게 인내를 키워줬어요.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음악을 하는데 인내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음악성은 타고나고 테크닉은 연습하면서 생기지만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는 점에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나이가 더 들수록 완성도를 높이는 테크닉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 교수가 본보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 교수는 후학들이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는 등 제자 사랑도 남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제자인 테너 강진모와 바리톤 이정근이 이번 독창회에 게스트로 나선다. 최 교수와 경희대 동기인 이정희 씨가 피아노를 담당한다.

음악교육과 교수 외에 청주예술가곡연구회 회장과 두물소리 대표도 맡고 있는 그는 다양한 연주와 음악회를 통해 제자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그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보다 적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졸업 후 취직 등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워요. 순수학문·예술 계통이 졸업하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대도시에 비해 큰 실황연주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적고요. 두물소리, 청주예술가곡연구회 등을 통해 제자들을 위한 무대를 꾸준히 제공하고 싶어요.”

그는 음대생들이 졸업하면 음악과 멀어지는 현실 역시 가슴 아프다고 했다.

“청주만 해도 음악 관련 대학이 많지만 졸업하면 전공과 멀어지고 생활 속에 이어지지가 않아요. 흉흉해지는 사회에서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내면을 정화해주는 음악을 많이 듣고 그런 음악인들을 격려하는 데 동참해주면 좋겠습니다. 이런 규모의 독창회는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만 앞으로 국내·외 애창 가곡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독창회는 계속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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