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매년 40억여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농협경제연구소에 지급해왔지만 수준 이하의 연구 결과를 내놓고 그에 대한 용역비는 터무니없이 책정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경대수 의원(새누리당,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연구소의 연구용역 계약 내역’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통해 계약한 한도액 범위 내에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결과물을 받는 방식으로 2010년 38억 원, 2011년 45억5천만 원, 2012년 40억1천만 원에  계약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연구소의 경영실적을 보면 2010년 총 영업이익 45억8천만 원 중 농협중앙회 경영자문이 38억 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고 2011년 총 영업이익 54억3천만 원 중 역시 농협중앙회 경영자문이 84%인 45억8천만 원을 차지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의 영업이익 대부분을 농협중앙회가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농협중앙회가 자회사인 농협경제연구소의 경영을 지원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매년 40억 원에 이르는 연구비를 지급했음에도 결과물 중 일부는 대학생들이 경제·금융 관련 기관 등에서 나온 기존 연구 자료를 취합, 1~2시간 안에 작성할 수 있는 수준에 그쳤다.

이런 결과물 작성에 투입된 연구비를 환산하면 A4 3장 분량 보고서에 450만 원 가량이 지원된 꼴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발간된 주간 브리프는 연구위원 두 명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했고 그 중 한 가지 보고서의 분량은 단 2장에 불과했지만 연구비를 환산하면 주제 당 675만 원이 지원된 셈이었다.

이 외에도 매년 유사한 주제의 연구보고서가 반복적으로 작성됐고 인터뷰 자료 작성에 1천275만 원의 연구용역비가 책정되는 등 불필요한 연구용역이 증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 의원은 “농민과 조합원을 위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자기 식구 챙기기에 급급, 매년 40억 원이라는 거액을 내실없는 연구에 낭비했다”며 “농협경제연구소의 연구용역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고 효율성 제고방안을 검토, 보고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