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로 개교 61주년을 맞은 충북대는 누가 뭐래도 충북의 대표적 교육기관이다. 1951년 9월27일 도립 농과초급대학(2년제)으로 출범했던 충북대는 70년대 들어 지역거점 국립종합대학교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충북대는 1999년 BK21 주관 대학으로 선정됐고, 2003년도에는 교육부의 지방대학육성사업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13개 단과대학. 8개 대학원. 2개 법인 등을 보유하고 있는 도내 최대 대학으로 성장했다.

이런 충북대에 요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충북대의 밝은 면을 보자. 금년 9월초 ‘지역 국립대 우수 인재 현장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가 시행한 현장 공개 채용에서 총 합격자 69명 중 충북대 학생이 20명을 차지, 최다 합격생을 배출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인사담당자는 “면접 결과 충북대 학생들이 관련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충북대는 또 지난해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 선정 이후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면서 교육역량강화 사업 포뮬러지수 순위가 전국 국립대 중 가장 많이 상승됐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충북대는 총장직선제 관련 항목을 제외하면 13개 국립대 가운데 11위지만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면서 5단계나 뛰어 올라 포뮬러지수 6위에 오르면서 29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그런가 하면 이 대학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이훈희(36)교수가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2년 기초연구 우수성과 50선’에 선정됐다. 이 교수의 연구결과는 “양자 공간에서의 해석학과 확률론”이라는 제목으로 현대 물리학과 수학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양자공간(Quantum space)에 대한 연구다. 기존의 연구들이 대수학적인 도구를 이용하여 접근한데 대해, 이 교수는 해석학과 확률론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양자공간의 성질을 탐색함으로써 양자공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로스쿨 변호사 합격률 전국 꼴찌, 분발하라

그러나 충북대의 어두운 면도 묵과할 수 없을 정도다.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 갑)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2009~2011년) 국립대 교수 징계현황에 따르면 충북대에서는 전임 교원 징계 대상이 14명에 달했다. 이들의 비리. 비위 행태는 쌀직불금 부당수령. 음주운전. 성매매. 사문서 위조. 직장 무단이탈. 상해. 금품수수 등 파렴치한 것이어서 학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 하겠다. 이런데도 이들에 대한 징계수준은 비교적 가벼웠다.

충북대의 어두운 면에서 더욱 걱정해야 할 것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변호사 합격률이 64.4%로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국감자료에 의하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25개교 졸업생 1669명 중 1658명이 변호사 시험에 응시, 그 중 87.6%인 1453명이 합격했다. 충북대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전국 평균 합격률에 크게 못 미치고 인근 충남대 로스쿨 변시 합격률 81.0%에도 많이 뒤졌다. 한마디로 충북대 로스쿨 교육수준의 저하가 여지없이 드러나 각고의 분발이 요청되고 있다 하겠다.

충북대의 명예를 직간접으로 저하시키고 있는 현상은 엉뚱한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충북대병원 장례예식장의 장의용품 폭리로 인한 여론악화가 바로 그것이다.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 의원이 교육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병원 장례예식장 장례품목별 구입원가 및 판매현황’에 따르면 충북대 병원 장례예식장은 구입원가 6만원인 ‘수의4호’를 4.2배인 25만원에, 구입원가 8만5000원인 ‘목관6호’를 2.8배 비싼 24만원에 판매 하는 등 구입원가보다 2.8배~5.5배까지 폭리를 취해 장례를 지내는 유족들의 원성을 샀다는 것.

이같은 충북대병원 장례예식장의 장의용품 가격횡포는 대학 당국의 직접 책임을 논하기 어렵다 해도 국립 충북대의 위상을 흐리게 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충북대는 6.25 전란중에서도 도민교육의 여망을 받들고 태어났고, 도민의 성원 아래 성장해 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명심, 충북대병원과 장례예식장이 충북지역사회에 봉사할 도덕적 정책적 의무는 막강하다 하겠다. 따라서 도민을 울리고 충북대의 명예를 저해하는 장례예식장의 상술은 즉시 시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