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동원 여론 조작 시도도

한국전력이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주부지원단’을 운영해 지역주민의 정치성향을 분석하고 예산까지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 충북본부에서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주부패널이란 명칭의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우윤근 의원은 15일 한전 송변전개발처가 만든 ‘개발사업 민원응대 절차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송변전설비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민원을 응대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이 나와 있다.

한전은 지역민원 응대를 위해 ‘지역 정서지도’의 작성을 의무화했다. 한전은 “정서지도에는 지역주민의 정치적 성향과 의식 수준, 각종 사회단체와 모임 등 여론주도 단체 성향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민원 해결을 위해 주민들의 성향 파악을 지시한 것이다.

이들에게는 매월 1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뒤, 여론보고서 작성과 전화모니터링, 주민 직접 방문을 통한 동향 파악 등 구체적인 활동 지침까지 지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론 360여명을 선발했으며, 충북본부에서도 해마다 15명에서 30명 정도의 주부패널을 운영해 왔다.

우윤근 의원은 “과거 개발독재 과정에서 정보기관이 하부기관에 시달하는 일종의 ‘사찰 지침’ 같다”며 “한전이 ‘사람 중심의 갈등관리 방안’을 만든다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지역 유지들을 동원하고 돈을 줘가며 지역 내 부정적인 여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밀양송전탑 설치 과정에서 70대 노인이 자살하는 등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되자 지난 4월부터 ‘사람 중심 대응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전 충북본부 관계자는 "2006년 본사의 지침에 따라 주부패널을 운영해오다 2010년 폐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지역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여직원의 홍보 참여도 여성으로서 홍보에 강점이 있어서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