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오송 역세권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충북도와 청원군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지역 일부 주민들이 경제자유구역(FEZ) 대상지 제외에 이어 다시 도시개발계획의 전면 해제마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5일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을 둘러싼 주민의견이 둘로 갈라졌는데, 청원군이 나서서 주민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원군이 통일된 의견을 갖고 와야 충북도가 의사결정을 할 것 아니냐"면서 “청원군에 주민의견을 모을 것을 주문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주민의견이 양분화된 역세권개발사업에 대해 청원군이 나서서 찬반 중 한가지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조정되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또 해당 부서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주민들의 의견 차에 대한 조정역할과 역세권 주민들의 의견도 한 가지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조정·통일되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충북도와 청원군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의 언급은 오송 역세권 사업을 포기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보이며 개발 사업의 찬성으로 뜻을 일치시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5월 도청을 항의 방문했던 역세권 주민들이 사업 포기를 종용하자 "역세권 개발요, 우리가 더 몸 달아요"라며 어렵게 지구지정까지 한 만큼 포기할 순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실제 도와 군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기관은 역세권 개발은 추진돼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경자구역 대상지 제외 이후 지구지정 전면 해제를 요구하는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도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청원군이 지구지정 해제를 요청하면 그때 결정키로 했다. 반면 청원군은 역세권 개발은 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지구지정 해제 결정은 도에 달려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도는 역세권 개발 사업을 전면 개발에서 부분 개발로 방침을 바꾼 상태다. 순차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경기불황 등 여파로 민간자본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개발 예정지를 축소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