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개점을 앞두고 있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롯데 복합쇼핑몰.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유통업무설비지구에 ‘복합쇼핑몰’로 등록을 신청, 다음 달 문을 열 예정인 롯데 복합쇼핑몰이 주유소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주유소 업계 등 지역 중소상권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쇼핑몰 부지 내에서 마트 주유소 에스오일을 쇼핑몰 개장과 동시에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는 임대 방식인 타 지역 마트 주유소와 달리 이 주유소를 직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 업계는 이 주유소가 문을 열면 인근 주유소는 물론 오창 등 청원지역 주유소까지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롯데는 인근 주유소보다 기름을 100∼150원 가량 싸게 팔고 쇼핑몰에서 일정액 이상 구매한 손님에겐 주유할인권도 지급할 계획이다.

결국 쇼핑과 주유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주유소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이 곳으로 몰릴 건 불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청원군 오창지역에서도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나들목을 통하면 바로 이 곳에 올 수 있기 때문에 청주지역 주유소 120여 곳은 물론 오창지역 주유소까지 매출 감소를 겪게 된다.

실제 2009년 5월 롯데마트 구미점에 문을 연 마트 주유소의 경우 개점 40일 만에 27억1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미지역 기존 주유소의 매출이 그만큼 줄었음을 의미한다.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청주시도 등록요건만 갖추면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손 쓸 방법이 없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주유소협회 회원 등 중소상인들이 청주시청 앞에서 비하동 롯데마트 영업을 허용한 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주유소협회 충북도지회 박대현 사무국장은 “청주·청원지역 주유소 260여 곳이 어려운 경제 상황임에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롯데가 직영 주유소를 운영하면 우린 다 죽는다”며 “자본을 앞세워 중소상인들을 갉아먹으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청주시내에서 셀프주유소를 운영 중인 박 모 씨는 “대형마트 주유소는 기름을 팔아 이익을 남기기보다 쇼핑 손님을 더 끌기 위한 미끼 역할이다. 그러다보니 거의 원가 수준으로 공급한다. 경쟁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