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 첫 알뜰주유소인 기흥주유소.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된 알뜰주유소가 공급받는 유류가는 크게 내렸는데도 판매가는 거의 낮추지 않아 일반 주유소와 가격 차이가 미미하며 판매차익만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심재철 의원(새누리, 안양동안을)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경기도 기흥휴게소에 ‘1호 알뜰주유소’가 문을 연 이후 7개월 만인 현재까지 전체 169개 고속도로 주유소 중 89%에 달하는 150곳이 알뜰주유소로 전환됐다.

당초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경우 시중 주유소보다 1리터당 100원 가량 싸게 판매할 것이고 기대됐으나 전국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실제 판매가격 조사 결과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월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평균판매가는 1천994원으로, 전국 평균인 2천17원에 비해 불과 23원 싸다. 경유도 알뜰주유소의 평균판매가는 전국 평균인 1천834원보다 23원 낮은 1천811원이다.

그런데 시행 첫 달인 지난 2월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경유 공급가와 판매가의 차액은 휘발유 73원이고 경유 87원이었지만 알뜰주유소가 확대된 6월 기준 판매차액은 휘발유 153원, 경유 136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결국 공급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1천897원에서 1천794원으로, 경유는 1천715원에서 1천625원으로 크게 내렸지만 알뜰주유소들이 판매가격은 소폭만 내려, 알뜰주유소 전환에 따른 이익이 고객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고속도로 주유소들의 배만 불려준 셈이다.

이와 별개로 전국 주유소의 LPG 판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고속도로 충전소 요금이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5원 더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심 의원은 “이용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알뜰주유소가 공급가는 대폭 낮아진 반면 판매가 인하 효과는 거의 없어 결국 주유소들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며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도로공사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