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 젖으며 겅중겅중 가던 고불 길
옛길이 돼버렸다

목화 다래 무 뽑고 들국화 반기던 둑
호밀밭 찰랑찰랑 얼굴 스미고
억새 바람 저녁을 노래하던 곳
망초꽃 머리 꽂고 도깨비바늘 같이 놀며
놀다 가다 늦으면 하얀 별 동무 되고
소나기에 우산 된 가방
눈 오면 더 좋아 들 강아지 부럽지 않던
숨어서 다니던 지름길
철조망 터널로 도망가다가
개구멍이 좋단다
화끈 달아오르는 얼굴
지금은 갈 수 없는 추억의 길
미루나무 버드나무 지나서
가시철조망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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