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유통업무설비지구 내에 들어서는 대형 유통시설이 휴일영업제한을 피하기 위해 영업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복합쇼핑몰로 등록신청을 해 지역 중소상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개점을 앞두고 있는 대형 유통시설의 전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유통업무설비지구에 건립 중인 대규모 시설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복합쇼핑몰’로 등록을 신청, 지역 중소상인들이 비난하고 있다.

25일 청주시에 따르면 ㈜리츠산업이 비하동에 4개 동(건축면적 8만6천875㎡)으로 짓고 있는 다중이용시설이 다음 달 준공 예정이다. 그런데 이 중 일부인 3만여 ㎡를 대규모 점포로 사용할 예정인 롯데쇼핑이 지난 24일 오후 늦게 이곳을 ‘복합쇼핑몰’로 등록하겠다고 시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이 시설에 롯데마트를 비롯한 가전·완구 매장, 아울렛, 영화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복합쇼핑몰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에는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있으며 이 중 전통시장과 비슷한 물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가 이 법에 의해 영업규제를 받는다.

결국 대형마트를 포함한 비하동 대규모 점포가 ‘복합쇼핑몰’로 등록되면 주말 강제 휴업 등 영업규제를 피할 수 있다.

롯데 측은 그동안 이곳을 쇼핑센터나 복합쇼핑몰로 등록하겠다며 수차례 시와 접촉했으나 대형마트로 봐야 한다는 시의 입장과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7월 롯데의 복합쇼핑몰 등록 신청을 자진 철회케 하고 협의를 진행해오던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버린 시는 난처한 입장이다.

롯데가 스스로 신청을 철회했을 당시엔 진·출입로 미비 등의 이유로 아직 시의 행정적 지원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영업 준비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 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고 복합쇼핑몰 등록 신청을 제재할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서류에 결격 사유가 없으면 대규모 점포 등록 신청 접수 20일 이내에 등록 처리를 해줘야 한다.

시 관계자는 “마트 영업을 할 게 뻔하지만 등록제이기 때문에 복합쇼핑몰로 처리해줄 수밖에 없다”며 “시의 조례 개정으로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유통법을 재개정, 영업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로까지 확대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언제 그렇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역 중소상인들은 롯데의 ‘꼼수’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비난하고 있다.

청주전통시장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소송으로 지자체의 조례를 무용지물로 마드는 것도 모자라 편법으로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려 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도 토지수용위원회가 25일 리츠산업이 지난 달 제기한 비하동 유통업무지구 내 시유지 강제수용 건에 대해 보류 판단을 내리면서 리츠산업이 준공 허가 기본요건인 사업 대상 토지의 소유권 확보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됨에 따라 다음 달 예정이었던 롯데의 대규모 점포 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비하동유통업무지구저지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기각이 아니라 아쉽지만 환영”이라며 “정상 가격으로 해당 토지를 매입하도록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