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내 한 재래시장의 버섯판매업소를 찾은 시민들이 버섯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수확량이 거의 없다시피 해 추석이 지난 뒤에도 1등품은 50만 원 선에 거래되던 송이버섯을 올해엔 최대 40% 가량 떨어진 30만원 미만에 같은 등급으로 살 수 있어 소비자들이 보다 싼 값에 송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충북지역 산지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송이 1등급( 1㎏ 기준)은 30만 원으로 지난해 50만 원보다 40%인 20만 원, 2등급은 25만 원으로 지난해 40만 원보다 37%인 15만 원, 3등급은 20만 원으로 지난해 30만 원보다 33%인 10만 원이 각각 떨어졌다. 

올해는 태풍으로 인한 잦은 비와 습한 날씨, 큰 일교차 때문에 자연산 버섯들이 증식하면서 송이도 수확량이 증가했다.

충북지역 대표적 버섯 산지인 괴산군 칠성면과 청천면 농가 등에 의하면 올해 자연산 버섯은 ‘하늘이 도운’ 날씨 덕분에 유례없는 대풍이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여 사이 다시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당초 최근 3년 이내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송이 수확량은 줄어들고 있어 예상됐던 ‘대풍’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천면 화양1구 이두복 이장은 23일 “송이가 계속 나려면 2∼3일씩 비가 계속 와야 하는데 태풍이 지나간 뒤로는 거짓말처럼 햇살이 내려쬐는 통에 기대했던 만큼 송이가 나지 않고 있다”며 “일주일 전쯤만 해도 꽤 많았는데 지금은 숲이 도로 말라버리는 바람에 평년 수준 정도에 머물고 있다. 평년 수준에 비하면 그렇게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작년에 비하면 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A∼C등급까지는 추석 전이라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 물량이 딸린다. 추석이 지나고 버섯이 자라기 좋은 날씨가 이어져 물량이 많이 나오면 그 때는 값이 더 떨어지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그는 외지에서 오는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송이 채취에 농가 피해가 막심하다고도 했다.

이 이장은 “화양리에 등산로가 많은데 찾아오는 이들 전부가 버섯을 따려는 사람들”이라며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는 아주 노골적으로 플래시를 켠 채 버섯을 따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을 사서 지키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못 당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산림조합 입찰제가 없어졌기 때문에 산 주인에게 허가를 받고 버섯을 따야 한다. 안 그러면 풀 한 포기도 모두 불법인데 그런 의식 자체가 없다”며 한탄했다.

칠성면에서 자연산 송이 음식점을 운영하며 2대 째 송이를 캐오고 있는 진준호 씨는 “지금은 중간 지점을 넘어 양이 줄고 있다. 날 만큼 났다고 보면 된다”며 “작년에는 아예 없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평균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씨는 “추석을 앞두고 있어 A급은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고 지역 축제 등에도 물량이 많이 빠진다. A급은 28만 원, B급은 25만원, C급은 20만원이고 그 밑으로는 15∼10만 원 가량에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충북지역에선 송이가 유례없는 흉작을 보이면서 추석이 지난 뒤에도 1등품 50만 원, 2등품 40만 원, 3등품 30만 원, 등외품 20만 원 선에 판매됐다.

앞서 2010년 청천면에서는 추석 이전 채취된 송이 최상급의 가격이 1㎏당 6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추석이 지난 후부턴 3분의 1 수준인 18만6천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B∼E급은 15만4천 원, 12만 원, 8만 원 선을 보였다.

당시 칠성면의 송이 가격도 청천면과 비슷해 최상급의 경우 30만 원, 그 아래 송이도 25만∼15만 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