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노래다. 아리랑의 뜻은 무엇이며 왜 아리랑이라고 했을까. 가사만을 생각하면 남녀의 별리 그 아픔을 노래한 것이다. 아리랑은 천여 년 우리민족과 애환을 같이해온 정감 있는 포크송이다.

아리랑의 ‘랑(郞)’은 고대 신라에서 젊은 선남선녀에게 붙여진 칭호는 아니었는지. 사나이를 지칭하는 ‘낭’은 역사기록에 무수히 등장한다. 동해가에 살다 바람에 실려 일본국으로 넘어가 왕이 됐다는 연오랑(延烏郞), 김유신의 아들로 매초성 전투의 영웅이 되었던 원술랑(元述郞)도 모두 낭으로 불렸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아리’라는 이름의 낭이 고개를 넘어 떠난다. 야속한 여인은 떠나가는 님을 원망하며 이 노래를 부른 것인가.

고대어 ‘아리’는 크다는 것을 지칭한 형용사. 그래서 한강(漢江)도 ‘아리수’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리수를 지킨 진산은 지금 서울 장한평과 구리시에 접해 있는 아차산(阿且山)이다. 아차산의 ‘아’도 크다(漢)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아차산은 본래 한산(漢山)이라는 이름을 지닌 산으로 백제 신라 고구려의 쟁패지가 되었던 곳이다.

5세기 중반 신라는 아차산을 빼앗기 위해 수많은 장정들을 잃었다. 그들은 슬픈 나머지 노래를 불렀는데 그것이 기록으로만 전해 내려오는 장한가(長恨歌). 지금 장한가 가락은 전해내려 오지 않지만 임을 떠나보내는 신라인들의 한이 담겨있었을 게다.

아차산 정상에 오르면 망우리에서 별내-포천으로 연결되는 능선에 토성이 축조돼 있음을 발견 할 수 있다. 토성의 길이는 수십 km에 달해 장성(長城) 형태이다. 그래서 이 성을 장한성(長漢城)이라고 불렀는지 모른다. 그래서 신라인들은 노래이름을 ‘장한가’로 지었을까. 그렇다면 혹 장한가가 아리랑의 원류는 아니었는지. 강원도 정선은 아리수 상류다.

언젠가 칠순의 한 일본인 교장이 강원도 정선 아리랑에 반해 한국에 귀화해 정선에서 이 노래를 연구하며 산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무래도 우리 피를 받은 도래인의 후손였는지 모른다.

아리랑은 각도마다 특색 있게 전해 내려온다. 정선, 밀양, 남도, 진도등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남도와 정선이 가장 구슬픈 가락이다. 애조를 띤 것은 육자배기의 계면조가락을 수용한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독립군들이 망향을 달래기 위해 부른 것이 독립군아리랑. 만주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불러온 연변아리랑도 있다. 민족이 살고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잊지 않고 불려 진 것이 아리랑이다. 한국영화의 원조격인 나운규는 ‘아리랑’이라는 영화를 통해 일제 식민탄압에 대해 저항했다. 우리 겨레의 저변에 깔려있는 분노를 민족의 노래로 분출시킨 것이다.

'아리랑'은 진정한 한국인 노래

요즈음에도 아리랑은 곧잘 영화의 소재로 삼아져 왔으며 지난 7월에는 미국 타임스퀘어에서 공연 돼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이제는 한류열기를 타고 유럽, 아랍, 아프리카인들도 우리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 등재를 얼마 앞두고 있다.

얼마 전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국제영화제 영예의 황금사자상 수상소감으로 아리랑을 불렀다고 한다. 감동어린 심경을 우리 노래로 전 세계에 화답한 것이다. ‘아리랑’은 진정 한국인의 노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