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갈등을 겪은 청주시의회가 이번엔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일부의원들이 상임위에 이틀째 불출석하며 파행을 빚고 있다.

19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기획행정위는 이날 제315회 임시회 3일째 일정으로 오전 10시부터 상임위원회실에서 ‘청주시 미술창작스튜디오 설치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2013년도(본예산) 용역과제 심의대상 의견제시의 건’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획행정위 소속 의원 7명 중 이용상(민주통합당) 위원장과 김성택(민주통합당) 부위원장, 육미선(민주통합당) 의원 등 3명만 참석,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의사 진행이 다음 회기로 연기됐다.

이날 등원을 하지 않은 의원들은 최광옥(새누리당) 부의장, 김명수(새누리당)·김영주(민주통합당)·연철흠(민주통합당) 의원 등 4명이다. 이들의 불참은 사전 통보되지 않았으며 전날 있었던 청주시자원봉사센터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현장 방문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행정위의 이 같은 파행은 지난 5일 집행부에 통보된 소관 시립예술단운영위원회 신임위원 추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이용상 기획행정위원장이 자신을 추천하며 협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아 일정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획행정위의 파행은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비롯된 의원 간 내분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현 임기중 의장에게 패해 고배를 마신 김영주 의원과 그를 적극 지원한 연철흠 전 의장이 주도해 ‘의장 흔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후반기 의장 선출 당시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영주 의원 당선이 유력시됐으나 민주통합당 내 후보 조율 과정에서 현 임 의장이 선출됐다.

여기에 최광옥 부의장은 이들의 ‘크로스 투표(의원 소신 투표)’로 부의장에 당선됐고 김명수 의원 또한 이들과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동조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불참한 의원 4명이 등원했어야 할 시각에 모처에서 술을 마셨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용상 기획행정위원장은 “최근 해외연수도 별 탈 없이 잘 다녀왔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불참한 의원들과는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내가) 나이가 어리고 초선이라,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선배 의원들이 충고해주고 조정 과정을 거쳤으면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원들이 집단으로 의사일정에 불출석하자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전 의장은 물론 현 부의장까지 내분을 자초, 의회 일정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점에서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이유를 떠나 시의원은 시민이 뽑은 대표인데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자기들 입장만 내세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러니 세비가 아깝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