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은 최근 동문들 사이에서 철거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충주중 옛 강당(사진)을 존치한다고 19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친환경 기법을 도입, 낡은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그린스쿨 사업을 충주중에 시행하기에 앞서 학교 측과 옛 강당 활용 방안을 협의한 결과 교육역사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이날 전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옛 강당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급식소와 특별활동실을 신축한다는 데 대해 동문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해당 내용은 그린스쿨 사업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급식소 등은 애당초 예산도 세워져 있지 않고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일인데 실무자들이 장기 계획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외부로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반기문 사무총장의 모교인 충주중의 옛 강당(340㎡)을 도교육청과 충주중이 올해 5천만 원을 들여 철거하고 3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 급식소와 각종 특기 적성교육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도교육청은 이미 신축 설계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 오는 12월 중 옛 강당 철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이에 이 학교 일부 동문은 “3만여 동문의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건물이자 반 총장의 손때가 묻은 유일한 시설물을 철거하면 안 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또 “이기용 도교육감이 2008년 12월 충주중 다목적교실 준공식 때 공개적으로 ‘옛 강당을 보수해 교육 역사관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의 이행을 요구했다.

이 교육감은 당시 “다목적교실이 준공된 만큼 낡고 허술한 옛 강당은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동문과 반 총장의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이 건축물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은 “반 총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유일한 건물인데 학교와 도교육청이 신중하게 동문과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강당을 보수, 역사관이나 반기문 기념관으로 활용하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어진 지 70여 년이 지나 낡고 붕괴 위험마저 있는 옛 강당을 철거해야 한다는 동문들도 있다.

총동문회장을 맡은 새누리당 윤진식 국회의원은 “최근 동문회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옛 강당을 철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들어왔다”며 “다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문균 교장도 “1940년 지어진 강당이라 오래되고 낡아 붕괴 위험이 크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철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교육청의 방침이 밝혀진 이날 오 교장은 “강당의 안전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교육청의 방침이 그렇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