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67) 충북도교육감이 지난 달로 취임 3년째를 맞았다. 그는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연구사, 영동교육청 장학사, 충북도 괴산증평교육청 교육장을 거쳤고 2005년 8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제13대 도교육감, 2007년 1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제14대 도교육감을 지낸 데 이어 2010년 7월부터 현재까지 제15대 도교육감을 맡고 있다. 최초 주민 직선 교육감으로 선출됐고 충북 최초의 3선 교육감인, 충북교육의 산증인이다.

최근 학생인권조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학교폭력 대책 등을 놓고 안팎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고 있지만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교육현장의 중론이다. 본보는 17일 이 교육감을 만나 취임 2주년과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선정 등의 소감, 성과를 나타낸 공약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Q. 먼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교육청에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그 동안의 과정에 대해 얘기해달라.

A. 우리 교육청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시 지역과 도 지역으로 구분해 실시한 평가 결과 2년 연속 우수교육청에 선정됐으며, 올해에는 1996년 시·도교육청 평가 실시 이래 처음 최우수교육청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 교육청은 조화로운 학력신장 등 5대 교육시책을 내실 있게 추진했고 학생, 교원 및 단위학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환경 조성 및 여건 개선을 적극 지원했다. 특히 교육만족도 제고를 위해 모든 교육가족이 항상 성실하고 친절하게 교육문제를 풀어 온 점이 인정받은 결과라 생각하며 교육가족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최근 2년간의 평가 결과 2010년 충북지역 2위, 2011년엔 3위로 우수교육청에 선정돼 2010년 104억 원, 2011년 105억 원 모두 209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번 2012년 평가 결과 인센티브 금액은 13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인센티브를 학생·교원·단위학교 역량 강화 사업 등 공교육 강화사업에 우선 투자, 다른 시·도교육청 보다 교육환경 및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교육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며 교육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교육수요자가 만족하는 충북교육을 실현하겠다.

Q. 이번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3년 연속 종합 3위를 달성했는데 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3년 연속 전국 최우수교육청 달성에 이은 큰 성과라고 생각된다. 3년 연속 종합 3위, 4년 연속 4위권 진입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그동안 충북체육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말해달라.

A. 우리 체육 꿈나무 선수들은 제41회 전국소년체전에서 금 38개, 은 31개, 동 44개 등 총 113개의 메달을 획득해 3년 연속 종합 3위를 기록하며 도민들에게 신뢰와 자긍심을 심어줬다. 도민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따뜻한 격려와 지원을 해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은 △선진형 학교운동부 운영 시스템 도입으로 우수선수 조기 발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훈련비 지원 △공부하는 학생선수상 정립을 위한 교과학습비 지원 △우수강사 영입을 통한 ‘Sports Mental 교육’ 실시 △6단계 강화훈련 및 지역교육청별 전력보고회와 전략협의회를 통한 전략분석을 실시했다.

무엇보다도 체육인프라 확충에 힘써 왔으며 앞으로 우리 충북 체육꿈나무들이 더욱 분발해 내년에도 전국 최고의 성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학교체육 선진화와 함께 예산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Q. 제15대 교육감으로 취임 당시 공약 추진 상황은.

A. 제15대 충북도교육감으로 취임해 임기 2년을 지난 시점에서 10대 영역 78개 과제의 공약이 전반적으로 모두 성실히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농촌지역 초등학교 통학버스 배치, 농산촌 해피스쿨 가꾸기, 진로·학습 전문상담센터 설치, 유아교육진흥원 설립, 식재료 공동구매 확대, 장애 전용 체육관 설립, 아토피치료학교 운영, 보은 인라인롤러 경기장 국제규격 개축, 영동학생야영장 증축 및 보수, 녹색학교 사업, 교직원 사무실 현대화, 교직원 숙소 건립 등 12개 과제는 완료됐으며 나머지 66개 과제는 정상 추진 중이다.

다만, 충주교육지원청사 이전과 제천영어체험센터 및 제천학생회관 건립은 조속히 사업부지를 선정하도록 하고 광혜원중고등학교 분리·이전 사업은 2012년 정기투융자중앙심사에서 통과됨에 따라 개교예정연도인 2015년도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며 모든 공약사항들을 임기 내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이기용 도교육감이 본보 김태순 대표기자에게 도교육청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그동안 추진한 여러 공약사업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A. 먼저 지난해 3월 개교한 전국 최초 기숙형중학교 ‘속리산중학교’는 첨단 교육시설을 완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농촌지역 학교 운영의 전국 롤 모델이 되고 있고 괴산지역의 (가칭)오성중학교도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리고 초·중학교와 특수학교 등 의무교육대상 학생 16만5천명에게 충북도 및 자치단체와 협조로 전국 최초 무상급식을 실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청원군 문의초 도원분교를 자연친화적 교육환경으로 리모델링하고 아토피 질환을 겪는 초등학생들이 치유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 학생·학부모·교원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사회문제인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개원한, 위기학생을 인성·심리치료 교육 후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는 청명학생교육원에는 지난 3월 교과부장관도 방문해 큰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사랑의 효도전화 365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효를 실천하도록 했고 ‘모두 함께 행복한 인사 나누기’ 운동으로 스승 존경 풍토를 조성하며 아름다운 심성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학생 요리·미용 체험 센터 설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유아교육 지원을 위한 유아교육진흥원 설립, 체계적인 교육정보화 교육을 위한 교육정보원 설립, 장애학생 복지 향상 및 생활체육 참여를 위한 장애 전용 체육관 설립도 성공적인 사업 추진으로 꼽을 수 있다.

Q. 도교육청의 학교폭력 대책과 앞으로의 교육 방향은.

A. 따뜻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꿈을 키워야 할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의 미래와 직결되는 학교폭력 문제는 가정, 학교, 사회의 공동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교육청은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정책을 바탕으로 학생에게는 예방 중심의 실천적 인성교육 강화, 교사에겐 자기연찬(연수)을 통한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 역량 강화, 학부모에겐 밥상머리 교육으로 가정의 교육적 기능 강화를 실시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가·피해 학생 치유를 위한 특별교육시스템 구축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다.

특색사업으로는 ‘행복4중주 공감프로그램’, ‘친구 간에는 또래소통’,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세대공감’, ‘선생님과 학생 간에는 사제공감’, ‘지역사회에는 사랑나눔’ 등 공감 소통 자리를 만들어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발생한 사안 처리를 위해 교육법률지원단을 조직하고 상근변호사를 채용, 민원·분쟁 조정 및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상담사 174명을 배치했고 지자체의 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망도 구축하고 있다.

그 외에도 생활지도 전담전문직 선발, 전 교원 학교폭력예방연수, 중학교 2학년 복수담임 배정, 승진가산점, 해외연수기회 확대, 학교폭력근절 매뉴얼(학생용, 교사용, 학부모용) 보급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다.

▲ 이기용 도교육감이 본보 류경희 편집국장에게 도교육청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2012학년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생들을 위해 많은 토요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으로 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말해달라.

A. 주5일 수업제는 학습의 장을 학교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대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연계되는 교육공동체를 구축, 학생들이 정규시간에 체험할 수 없었던 창의적 체험활동을 학교 안팎에서 경험하게 해 배려와 나눔을 익히며 바른 품성과 인성을 갖춘 창의적인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인성교육을 위한 토요스포츠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종목은 축구,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 협동심을 신장시킬 수 있는 것과 댄스스포츠, 수영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특기·적성 신장 프로그램으로 오케스트라·바이올린·합창·피아노·기타 등 음악과 미술반, 마술반, 과학탐구반, 요리반, 글쓰기, NIE(신문활용 교육) 등을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운영 중이다.

Q. 현재 도내 다문화 가정의 학생 현황과 지도 방법은.

A. 2006년 도내 각 급 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375명이었는데 올해 통계조사 결과 2천38명으로, 불과 6년 새에 1천663명이 늘었다. 비율로는 443%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매년 평균 35%씩 급증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비율이 70%를 넘으며 외국인 여성과의 국제결혼 역시 해마다 증가 추세이기 때문에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 교육청은 영유아기에 한국어가 서툰 어머니와 함께 생활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다문화가정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1대 1 맞춤형 멘토링을 실시 중이다. 이는 주로 담임교사의 교육기부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학습능력이 부족한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는 정규과정 내에 한국어·한국문화를 집중 교육받을 수 있는 예비과정, 즉 ‘디딤돌 과정’을 마련해 일반 학생들과 어울림에 부족함이 없도록 특별학급 형태의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 학생을 한국사회에 적응시키는 단계를 넘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도내 30개 교에 올해 처음 이중언어강사를 배치했다. 부모 나라의 언어를 잊지 않고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승화시켜 다문화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2외국어 습득을 지원하고 있다.

Q. 젊은 교사로 다시 교단에 선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A. 예전 현직 교사일 때에는 너무 엄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도 내가 가르쳤던 농고 제자들과 연락하는데 재직 당시 상담 같은 걸 많이 못 한 것 같다. 내가 담임일 때는 아이들이 앉아서 아침인사를 한 적이 없었다. 저녁에 집에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땐 예의범절을 신경 썼기 때문에 그런 교육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상담도 진학 상담만 했지, 인생에 대해선 못 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내가 자신의 진로에 큰 영향을 준 은사라는 얘기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다시 교단에 선다면 아이들이 후에 내게, 자신들이 갈등하고 방황할 때 내가 잡아줘 지금의 자신이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지금 학생들을 보면 내 손자·손녀 같고 무척 귀엽다. 난 평소에도 아이들을 귀여워한다. 아마 난 초등하교 교사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Q. 남은 임기동안 선택·집중할 행정은.

A. 가장 시급한 현안인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배려하고 나누는 따뜻한 인성을 키우는 일에도 교육력을 집중하겠다.

3년 연속 전국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든든한 반석으로 삼아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신뢰받는 학교교육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공교육이 정립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혼신을 다 할 것이다.

3년 연속 전국소년체전 종합 3위를 만들어 낸 충북체육의 저력이 모든 교육활동에서 큰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가칭)제주교육수련원이 순조롭게 건립되게 하며 올해 개원하는 유아교육진흥원과 교육정보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

Q. 교육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A. 여러분의 끝없는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교육청 선정, 3년 연속 학업성취도 전국 최상위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고 전국소년체전에서는 3년 연속 종합 3위라는 작은 기적을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들의 밑바탕에는 교육가족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함께 힘을 모아 가정과 소통하는 학교, 칭찬과 격려가 경쟁에 우선하는 학교, 활력이 넘치는 학교문화 조성을 통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앞장 설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사랑과 존중이 넘치는 학교 안에서 가슴이 따뜻한 인성을 지니고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