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청주시청에서 열린 `반찬등속 음식 재현 시식회'에서 관계자들이 진열된 음식을 둘러보고 있다.

100년 전 청주 사람들이 사용한 방언은 어땠을까를 엿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생활과학연구소는 17일 청주시에서 '반찬등속 연구와 청주의 향토음식 발굴 재현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세명대 박경래(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주제발표한 '반찬등속의 문화적 가치와 청주방언'을 보면 반찬등속에는 '~마콤(~만큼)'·'소두방(솥뚜껑)'·'양님(양념)'·'시처셔(씻어서)'·'갓데기(깍두기)' 등 방언이 쓰였다.

'읍는(없는)'·'즈근(작은)'·'존지라(좋은지라)'·'엿지름(엿기름)'·'짐(김)'·'취기여(축이어)'·'말넌(마른)'·'숙가락(숟가락)'처럼 고모음화, 준말, 구개음화, 불규칙 용언, 연구개음화 등 지역 나름의 음운현상이 반영된 말도 많았다.

순우리말 음식 이름을 '江丁(강정)'·'高登魚(고등어)'·'胡朴(호박)'·'水朴(수박)' 등 한자로 표기한, 특이한 경우도 있다.

박 교수는 "반찬등속은 한글맞춤법이 정비되기 전 간행돼 표기법상 혼란을 보이고 있으나 청주지역 방언 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라고 말했다.

1913년 상신마을(현 강서2동)의 한 집안에서 작성된 반찬등속은 작자 미상의 필사본 한글 조리서다. 2007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수집한 이 책은 전체 32장이며 김치, 짠지, 반찬, 과자, 떡, 음료 등 46개 음식의 조리법을 담고 있다.

시는 반찬등속에 소개된 음식을 지역 향토 음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충북대 생활과학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