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 명 아이들의 꿈이 익어가는 배움터에서 교장 역할을 달구다가 2주일 전, 충청북도단재교육연수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며 몇 가지 다짐에 굵은 밑줄로 여민다. 바로, 새 둥지가 미래대비 수요자 중심 교육 연수 기관이어서 더욱 변화․진화의 선봉을 두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식기반 사회’의 경쟁력이야 말로 지식을 창의적으로 습득하고 활용할 유능한 인적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 활용하느냐에 키워드를 둔다. 연수방법 다양화를 통한 현장 접목이 최적화되도록 품격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리라. 금과옥조 마저 상식으로 구르는 지각변동의 격한 물결은 국가 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구촌 주역을 위해 처절하리만큼 경쟁 기류를 탄다. 우리나라 효자로 주도했던 조선과 반도체 하나만 보더라도 생존과 도약을 어렵게 만든다. 그 만큼 변화와 진화의 외침 아닌가?

연수도 변화를 전제로 한다. 연수를 받았으되 진화하지 않으면 공연한 짓을 한 것에 불과하다. 변화는 생각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어 의식 속에 스스럼없이 안착돼야 돋움을 기대한다. 그런데 변화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시대를 볼 줄 모르니 환경만 조금 바뀌어도 한숨이 먼저다. 허겁지겁 뛰기만 할 뿐 버거움 속에 산다.

얼마 전, 지하철 노약자 자리에 젊은 사람이 앉은 걸 따지자, 대뜸 삿대질하며 반말과 욕설을 퍼부어 온 국민의 분노가 끓었던 일이 떠오른다. 왜, 사람임을 포기하는 걸까?  비록 일부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른들도 논리적으로 딸린다 싶으면 다짜고짜 ‘너 몇 살인데 예의가 없다. 가정교육을 받기나 한 거냐?’ 라고 훈육하려다 오히려 면박당하고 깨진다. 변화의 침체 현상이다. 이런 판국에 누가 섣부른 공식으로 ‘장유유서(長幼有序)’를 우려 낼까? 인성회복은 선택 아닌 국운의 필수 요소다. 섬김을 받기보다 받드는 삶이 먼저이고 스스로 낮춤에 익숙하게 팔을 걷어 부치는 사람우선의 공감 연수를 스케치해 세계화를 지향하는 교육지도성 목록부터 만들어 본다.

고감동 고품격 선진연수 향한 연수원 온도 높일 것

초등학교 때, 네명이나 되는 형을 따라 그 깨끗한 물가에서 바쁜 걸음 하던 그림과 나뭇가지 째질 정도로 주렁주렁 달린 복숭아를 따다 큰 광주리에 수북하게 담아놓고 ‘눈과 귀가 열려야 큰 사람이 된다’며 배우는 즐거움을 시리즈로 엮어주시던 어머니 모습은 참으로 팔남매 심성을 살찌운 영양이었다. 지금도 명절과 부모님 제사 날이면 향수어린 기억을 떠올려 고향 동네가 들썩거릴 정도로 부모님 이야기에 취한다. 그 때 교육 기준은 말할 것도 없이 물과 산을 오가며 시간개념 아랑곳 하지 않고 땀으로 범벅된 현장체험학습 위주였다. 세월 갈수록 지난 고사리 손길 하나하나에 대한 소중함이 일고 요즘 들어 부쩍 공교육이라는 엄청난 굴레 속에서 작은 실천의 두려움이 짙어옴을 어쩌랴.
 
모 방송국 텔레비전에서 ‘인간극장’이 높은 시청률로 방영되고 있다. 대역과 본인의 교차 출연으로 어둠의 터널을 슬기롭게 극복한 인간승리여서 가난하지만 청순한 삶에 감동하며 박수를 보낼 때가 많다. 장면장면과 함께 어렷을적 텃밭에 심은 햇감자를 반 친구들과 땀 흘려 캐내어 보릿짚대로 지펴 쪄먹던 그리움도 겹쳐져 비밀처럼 동심에 빠진다. 이렇듯 교육의 어울림도 ‘인간극장’처럼 따뜻한 가슴이 통하면 구태여 10계명을 늘리지 않아도 진화는 거듭된다. 고감동 고품격 선진연수를 향한 첫걸음 ‘일어서서 웃음 짓고 신속하게’로 연수원 온도를 높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