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의 일반적 개념은 '사회 안전망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거나 이탈한 청소년'이라 정의한다. 위기청소년들은 정서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매우 높으며,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거나 통제하지 못한다. 또한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열등감으로 인한 컴플렉스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행동에 있어서는 가출, 폭력, 자살, 성폭력, 사이버중독, 약물 오.남용 등에 쉽게 빠져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안전성이나 성취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공격성이나 반사회성이 높게 나타난다.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과 마주하다 보면 한발은 학교 안에 있고 다른 한 발은 학교 밖에 걸치고 있다는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다. 언제라도 튕겨져 나갈 듯 위태로운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을 조기에 발견하여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정이 그 일차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의 상황을 부정하거나 외면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각각 처한 원인과 이유가 다르지만 중도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문제를 일으키거나 에너지가 모두 소비되어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이다. 문제를 일으켜 떠나는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학교 밖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일탈이나 비행에 빠져들면서 학교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어울리다 자유분방한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서서히 지각과 무단결석, 교칙위반, 가출 등을 반복하며 학교생활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면서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지내다 공상에 빠져들거나 사이버 등에 중독되면서 스스로 도태되어 학교를 떠나기도 한다.

지난해 만난 A는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2학년 학생인데, 여름방학 동안 자퇴하고 혼자 자취를 하면서 배달 일을 하던 친구와 어울리며 일탈과 비행을 시작하였다. 비슷한 생활환경을 가진 이성친구도 알게 되어 성에 노출되고 유흥생활에 물들면서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자퇴유예기간을 갖고 학교와 부모가 함께 노력했지만 이미 돌이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학교를 떠났지만 청소년동반자 상담을 연계하여 성전문상담과 심리상담을 지속적으로 받게 하고, 학부모상담을 병행하면서 다행히 이번 학기에 복교를 하였다. 이 학생은 가족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본인의 의지, 부모의 이해와 지지로 사후 관리가 잘된 사례이다.

B는 1학년 입학당시 성적도 우수하였고 첫 중간고사도 최상위권에 드는 학생이었다. 그는 대입을 목표로 진로설정을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듯 했으나 2학기에 들어서면서 실습수업을 힘들어했다. 취업을 우선으로 하는 수업이 맞지 않아 전학을 가고 싶어 했지만 전문계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학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농고나 정보고쪽으로 전학을 권했으나 부모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학년말에는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학기 초에 만나 상담을 해보니 겨울방학 동안에 거의 게임에 빠져 지냈다고 했다. 의욕도 없고 의지도 없어 보였다. 그저 시계추처럼 학교와 집을 오가는 듯했다. 구체적인 탐색상담을 위해 몇 번 불렀지만 오지 않았다. 어느 날 청소년지원센타 동반자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000 알아?' B를 물어 보는 것이었다. B는 학교 중도포기자로 청소년지원센타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B가 학교를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적절한 시기에 전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간절했다.

C는 1학년으로 자퇴유예기간을 갖고 있는 학생이다. 학교에서는 자퇴하는 학생에게 2주간 상담을 진행하면서 유예기간을 갖게 하는데, 담임교사의 상담과 진단으로 사안에 따라 유예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자퇴처리 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학생의 적성과 성격검사를 해보니 문과 성향이 높았다. 자신은 에니메이션이나 농고계통의 진학을 원했는데 부모님이 성적에 맞춰 이곳을 선택하게 했다는 것이다. 적성과 성격에 맞지 않는 학교생활이 좌절과 스트레스를 얼마나 많이 주었을까? C는 다행히 부모가 학생을 이해하고 농고나 정보고쪽으로의 전학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희망을 가지고 있다. 1학년 때는 학교의 배려에 따라 전학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직업훈련 심신재활교육 프로그램 강화 절실

대체적으로 학교 중도 포기자들의 복교는 많지 않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법의 복교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복교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복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상위 학교에 진학할 것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결과를 보면 이 역시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상급학교의 진학 외에, 직업훈련 및 심신재활교육 프로그램 등의 강화가 절실하다. 또한 학교 이탈 청소년들이 잠재적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가, 흔들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