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린 전교조 충북지부의 '학교폭력 생활기록부 기재 거부' 기자회견에서 허건행 수석 부지부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12일 “학교폭력 사실을 학생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을 거부하는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지부는 이날 오후 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처벌을 받은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이를 또 다시 기재하는 것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합법적이지도 않으며 이 같은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충북지부는 “더군다나 이 기록을 5년, 10년간 유지한다는 것 역시 초법적인 발상”이라며 “많은 법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법의 형평성, 헌법 정신 등을 들어 우려를 표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과부가 추진하는 복수 담임제, 스포츠 클럽, 징벌체제 강화 등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은 이미 현장에서 실패했음에도 최근 대입 수시입학을 앞두고 교과부가 보이는 초법적 행태는 교육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조한 충북지부는 “학교 내 학교 폭력은 엄중한 교육벌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처벌은 학생의 반성과 개선을 위한 교육적 조치이고 학교 본연의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현재 교과부가 추진하는 학교폭력 사실 생활기록부 기재 자발적 거부 운동을 펼칠 것이다. 법률적 근거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겨 넣는 것은 교사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교육은 생명의 강에 콘크리트를 퍼 붓는 ‘4대강 공사’가 아니다. 교육정책은 교육주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정치권력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민적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지부는 “본인들의 정책 실패를 교사(교원평가, 차등성과급)와 학부모(교권보호 종합대책), 학생(학교폭력 종합대책)에게 미루고 폭력적으로 학교 현장을 파괴하는 이주호 교과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도 돌입할 것”이라며 “충북도교육청도 교육자치 정신에 입각, 교육현장과 소통하라”고 촉구했다.